[쿠키人터뷰] 임정희 “3년 공백? 간절함 통할 것…미국 진출 ing”

[쿠키人터뷰] 임정희 “3년 공백? 간절함 통할 것…미국 진출 ing”

기사승인 2010-10-01 07:29:00

"[쿠키 연예] ‘거리의 디바’ 임정희(29)가 돌아왔다. 단숨에 귀를 잡아끄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전매특허다. 폭발적 가창력과 애절한 감성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한층 더 성숙해졌다. 정규 3집 앨범을 끝으로 공식 활동을 중단한 임정희. 지난달 30일 3년 만에 미니앨범 ‘진짜일리 없어’를 발표했다.

지난달 15일 선공개한 ‘헤어지러 가는 길’은 임정희의 명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던 노래였다. JYP 소속 시절 보컬 트레이너로서 훈련시켰던 2AM의 조권과 함께 부른 이 노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걸 그룹 2NE1도 누를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역시 임정희’라는 찬사와 함께 ‘여왕의 귀환’을 알렸다. 임정희는 제자인 조권과 듀엣으로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만족스러운 작업”이라고 평했다.

“(조)권이가 12살일 때 처음 만났는데요. 당시 저도 스무 살이라서 스승과 제자의 느낌보다는 누나와 동생처럼 어울리면서 지냈죠. 어느 날 보니 소년 권이가 훌쩍 커 노래 ‘죽어도 못 보내’에 애틋한 감정을 담아서 부르는 남자가 됐더라고요. 노래를 들으면서 ‘가르친 보람이 있구나’ 뿌듯했어요. 이번에 듀엣을 해보니 권이의 목소리가 노래를 풍성하게 살려준 것 같아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녹음을 해서 그런지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웃음).”

임정희는 ‘헤어지러 가는 길’보다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진짜일리 없어’가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이번 앨범 ‘진짜일리 없어’는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내 귀에 캔디’ 2AM의 ‘죽어도 못 보내’ 등을 만든 히트메이커 방시혁 프로듀서가 작업한 것으로, 정상을 넘보고 있다.

“‘진짜일리 없어’는 처음부터 완곡을 들었던 건 아니에요. 방시혁 프로듀서가 영화 <인셉션>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며 피아노를 치면서 흥얼거렸는데 듣자마자 ‘이거다’ 싶었죠. 다 완성된 뒤 들어보니 예상한대로 잘 나왔더라고요. 가사, 멜로디, 제목 모든 게 신선하고 좋았어요. 이 노래를 통해 저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녹음하면서도 즐거웠습니다.”

임정희는 이번 앨범의 무게를 ‘신선함’에 뒀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준 팬을 위해 기존에 보여주지 못한 색다른 모습을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6개월 동안 수도 없이 녹음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어떤 음악을 들고 나와야 팬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늘 고민했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면서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세련된 느낌을 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는데 어떠실지 모르겠네요(웃음).”



3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임정희에게는 ‘치열한’ 시간이었다고 한다. 임정희는 가수로서 더 큰 꿈을 펼치기 위해 지난 2006년 미국 힙합 듀오 아웃캐스트와 손잡고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했다. 현지에서 영어와 보컬 트레이닝을 받으며 자신을 가꿔왔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더니 계약된 앨범이 수포로 돌아갔다.

“가족과 친구 없이 새로운 환경에 혼자 적응해야 하는 게 힘들었지만 나름 신나는 작업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미국 시장에 가까이 가서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고요. ‘난 언제쯤 무대에 설 수 있을까’ ‘과연 내 꿈이 이뤄질까’ 불안감도 만만치 않았어요. 그런데 전 국내에서도 7년 동안 연습생으로 지내서 그런지 기다림에 익숙한 편이에요. ‘지금은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이야’ 스스로를 달래니 초조함과 조급함도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임정희는 미국 시장을 목표로 삼고 앞을 보며 달려온 시간 동안 단단해졌다. 색다른 환경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장한 것이다.

“어떤 일이든 도전한다는 것은 의미있는 것 같아요. 지금 당장 어떤 결과물을 얻지 못했지만 실망하거나 낙담하지 않아요. 언젠가는 한 번쯤 무대에 설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거든요. 당시 경제가 좋지 않아 기회를 잡을 수 없었는데 시장 진출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닐테니까요. 지금도 미국 시장을 바라보며 준비하고 있어요. 조만간 다시 도전할 거고요. 아시아 뮤지션이 평가 절하된 부분이 있는데요. 제가 그 편견을 깨는데 일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미국에서 돌아온 후 컴백 무대를 준비하면서 가요계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털어놨다. 급부상한 아이돌 그룹의 존재에 대해 인정하면서 큰 자극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제가 3집 활동했을 때만 해도 아이돌 그룹이 있긴 있었는데, 지금은 10팀 중에 8팀이 아이돌 그룹일 정도로 급격히 늘어난 것 같아요. 요즘 아이돌은 노래나 춤 다방면에서 기량이 많이 향상됐더라고요. 좋은 노래도 많아서 ‘나도 분발해야겠다’ 생각이 들었고요. 그런데 그들과 저는 장르도 다르고 색깔도 달라요. 그런 점에서 아이돌 그룹과의 경쟁이라기보다는 제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 발표한 앨범마다 공을 들였지만 이번 앨범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함이 강했던 것 같아요. 그 마음을 알아봐주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어요. 오랜만에 돌아온 만큼 1위자리도 욕심나고요(웃음).”

임정희는 ‘진짜일리 없어’ ‘헤어지러 가는 길’을 비롯해 ‘내가 미워’ ‘재’ ‘아직 내 남자야’까지 “노래마다 색깔이 다르다”며 “들어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라드 가수라는 편견 때문에 노래가 지루하고 따분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요. 제 노래는 계속 들으면 들을수록 느낌이 다른 것 같아요. 요즘 비트감 있는 노래가 대부분인데 제 노래는 별미처럼 다가갈 거라 생각해요. 근데 맛집 가시는 분들, 그 별미를 먹으러 가시죠?(웃음)”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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