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버즈 “팀 해체됐다는 소문 가장 힘들었다”

[쿠키人터뷰] 버즈 “팀 해체됐다는 소문 가장 힘들었다”

기사승인 2010-11-17 10:55:00

"[쿠키 연예] 실력파 그룹 버즈가 돌아왔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5인조에서 2인조로 팀을 재구성했다. 원년멤버이자 기타리스트인 윤우현을 중심으로 ‘새 얼굴’ 보컬리스트 나율(본명 나도균 20)을 영입해 분위기를 바꿨다. 규모는 단출해졌지만 기교는 한층 세련돼졌고, 목소리는 강렬해졌다. 스페셜 앨범 ‘퍼즈 버즈’(Fuzz buzz) 타이틀 곡 ‘버징 락’(Buzzing rock)으로 새 출발을 알린 버즈를 만나봤다.

버즈는 실력을 인정받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린 밴드다. 그 사이 보컬리스트가 여러 번 바뀌었고, 언더그라운드 무대를 전전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보컬리스트 민경훈을 필두로 팀이 꾸려진 뒤 2003년 데뷔 앨범 ‘모닝 오브 버즈’(Morning of buzz)를 발표했고, 역경의 시간을 지나 노래 ‘어쩌면’ ‘겁쟁이’ ‘남자를 몰라’ ‘사랑은 가슴이 시킨다’ 등을 연속 히트시키며 인기 밴드로서 승승장구했다.

영원할줄로만 알았던 버즈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2007년 5월 기타리스트 윤우현이 군 입대를 앞두면서 갈등의 기로에 놓이게 된 것이다. 군 생활로 인한 2년의 공백기가 생기면서 다른 멤버들도 곤경에 처하게 됐고, 솔로 활동을 기다리고 있었던 민경훈에게도 다른 활로가 필요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서로 각자의 길을 걷게 됐고 팀 정체기를 맞았다. 그렇지만 윤우현은 절망의 순간에서도 다시 일어나기로 결심했다. 스무 살 보컬리스트 나율이라는 젊은 피를 받아 ‘버즈 제2의 전성기’를 향해 비상하기로 한 것이다.

“제가 군대에 들어갈 당시 다들 살 길을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했던 시기였어요. 서로가 최선의 길을 찾아 떠난 거라고 생각해요. 제게 주어진 몫은 버즈라는 이름을 지키는 거였죠. 데뷔할 때 버즈라는 이름으로 1000회 공연을 달성하겠다는 약속을 했거든요. 2007년 군 입대 전 100회 정도 밖에 못했는데 저까지 팀을 나가버리면 ‘버즈’라는 그룹은 거짓말쟁이가 돼 버리잖아요. 어떻게 해서든 제가 이뤄내고 싶었습니다.”(윤우현)

혼자만의 싸움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그를 가장 괴롭힌 것은 ‘소문’이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워야 했을 때다. 내막을 알지 못하는 몇몇 사람들로부터 ‘버즈 해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속상했다.

“팬 사이트에 새로운 버즈로 다시 출발하고 싶다는 글을 남겼을 때, ‘그게 버즈냐. 넌 왜 혼자 남아서 있느냐’며 내부 반발이 있었어요. 그때에도 물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저에 대한 말들은 아무래도 상관없었어요. 다만 버즈가 해체됐다는 편견과 싸우기 가장 힘들었어요. 저희 활동으로 인해 그런 오해를 풀었으면 좋겠어요.”

버즈의 얼굴이었던 민경훈이 팀을 떠나자 일각에서는 ‘불화설’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사실은 달랐다. 버즈와 민경훈은 여전히 좋은 동료이자 선의의 경쟁자로 잘 지내고 있었다. 이번 ‘퍼즈-버즈’ 스페셜 앨범을 낼 때에도 민경훈이 노래 ‘이별수집가’ ‘사랑이 멈춘 시간’ 두 곡에 참여하면서 녹슬지 않은 우정을 과시했다.

“다섯 명의 남자들이 아무런 갈등이 없었다고 말할 순 없어요. 하지만 저희들이 불화로 인해 갈라진 것은 절대 아니에요. 결과적으로 (민)경훈이도 팀을 떠나게 됐지만 우리와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떠난 것도 아니었고요. 얼마 전에도 술잔을 기울이면서 속내를 터놓고 얘기했어요. 한 팀으로 활동하면서 서로에게 섭섭했던 것들도 다 털어냈고요. 우리를 둘러싼 소문은 시간이 알아서 해결주리라 믿고 있습니다.”



감미로운 목소리의 소유자 민경훈을 대신할 멤버로는 신예 나율이 선택됐다. 2008년 경기도 대회 ‘청소년 예술제’에서 2위에 입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나율은 서울 홍대 클럽 일대에서 언더그라운드 보컬리스트로 경험을 쌓아왔다. 무대 경력은 많지 않지만 패기와 열정으로 무장된 신예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큰 키는 아이돌 그룹 멤버라 해도 손색이 없는 외모다. ‘버즈’의 음악을 듣고 자란 팬이었다는 나율은 그룹의 멤버로 참여하게 돼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버즈의 음악을 즐겨 들었는데 제가 그룹의 일원이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어요. 오디션을 볼 때에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생겼네요. 민경훈 선배와 차별화 된 목소리를 들려드려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고, 저만의 목소리를 구사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은데요. 최선을 다해 임해보려고 합니다.”

민경훈과 차별화될 수 있는 본인만의 무기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나율이지만 자신은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은 신인이라 민경훈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겸손해했다.

“오히려 제가 팀에 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요. 민경훈 선배가 쌓아놓은 기록도 상당해서 부담감도 심했고요. 민경훈 선배는 저에게 영웅적 존재거든요. 선배의 목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만큼 매력적이잖아요. 이번에 녹음할 때 옆에서 들었는데 곡의 느낌을 어쩜 저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역시 버즈 민경훈 선배의 명성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율이 쑥스러워하자 멤버 윤우현이 나섰다. 팀의 보컬리스트를 고르는 중대한 과정이었기에 윤우현이 나율의 오디션 현장에 함께 있었다. 윤우현은 나율의 강렬한 목소리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만났던 후보 중에서 음색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오디션 때 노래 ‘남자를 몰라’를 불렀는데 목소리에서 힘이 느껴지고 전달력도 좋더라고요. 녹음이 촉박하게 진행됐는데 불평하지 않고 열심히 잘 따라와 줬고요. 하루는 자기가 만든 노래라고 곡을 만들어가지고 왔더라고요. 독학으로 음악을 배웠다고 하는 걸 보면서 ‘요즘 친구 맞나? 성실하다’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 나이답지 않게 진중한 면도 있고요. 아직은 하얀 도화지이지만 ‘버즈’라는 이름으로 하나씩 그림을 그려나가면 색깔 있는 보컬리스트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이번에 발매한 ‘퍼즈 버즈’는 새로운 버전의 ‘버즈’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앨범이다. 예전 버즈 색깔을 내기 위해 히트곡 ‘겁쟁이’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남자를 몰라’를 리메이크 했으며, 한층 달라진 버즈로 인사하기 위해 파격적 비트의 타이틀 곡 ‘버징 락’을 비롯해 ‘여자가 싫다’ ‘거인’ 등을 수록했다.

“기존의 버즈에서 새로운 버즈로 넘어가는 단계를 이번 앨범에 표현해 봤어요. 히트곡 리메이크와 기존 멤버 경훈이의 목소리를 담아 다채롭게 꾸며봤죠. 기존의 버즈는 스트링세션 편곡이 들어가는 웅장한 락 발라드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기계음을 빼고 어쿠스틱한 느낌을 살려 담백하게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특히 타이틀 곡 ‘버징 락’은 하우스 댄스 비트로 기타 사운드가 강렬해서 ‘어 이거 버즈 음악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색다를 겁니다. 이번 앨범에 여러 가지 색깔이 혼합돼 있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윤우현과 나율, 2인조로 재구성된 버즈는 다시 한 번 팀의 명성과 노래를 널리 알리는 게 목표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딛고 이렇게 다시 무대에 서게 됐는데요. 발전 가능성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는 밴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앨범에서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버즈가 아직까지 건재하는 걸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버즈를 사랑해주셨던 팬을 위해 실망시켜드리지 않는 노래 들고 나왔으니 많이 들어주세요. 1000회 공연 달성을 위해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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