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한반도는 얼었지만 그라운드는 따뜻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기성용(22·셀틱)과 북한의 안영학(33·가시와 레이솔)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트위터’를 통해 서로의 선전을 기원하고 응원해 훈훈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안영학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라이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11년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0대 1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한 뒤 기성용에게 트위터로 “(한국과 북한이) 함께 결승라운드로 가지 못해 아쉽지만 기성용과 대한민국대표팀의 건투를 빕니다”라고 응원했다.
북한이 조별리그 탈락으로 아시안컵을 마쳤지만 한국은 토너먼트에서 승리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달라는 암묵적 메시지였다. 경기를 앞둔 지난 19일 기성용이 트위터를 통해 전한 “안영학 선수, 내일 건투를 빕니다”라는 응원 글에 대한 답신이기도 했다.
비록 짧은 글을 주고받았을 뿐이지만 두 선수의 대화는 지난해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으로 악화된 남북관계를 초월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프로축구 K리그 부산아이파크와 수원삼성에서 뛰었던 안영학은 당시 FC서울 소속이었던 기성용과 같은 그라운드에서 활약한 바 있다.
두 선수는 지난해 6월 남아공월드컵에서도 각각 한국과 북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으나 트위터를 통한 간접 대화가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한국은 오는 23일 도하 카타르스포츠클럽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4강 진출권을 놓고 싸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