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일본 언론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자케로니 감독은 지난 21일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최국 카타르와의 대회 8강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18분 상대 공격수 파비오 세자르에게 내준 프리킥 골 등 세트플레이 대응 미숙에 대해 격분했다.
자케로니 감독은 “세자르의 강하지 않은 슛에 실점했다. 반성해야한다”며 “(카타르에 허용한) 네 번의 프리킥에서 실수가 발견됐다. 고쳐지지 않으면 안 된다. 내일 분석해 팀에 말하겠다”고 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으나 쉽게 골문을 열어준 탓에 진땀승을 거뒀다는 것이다.
당시 일본은 3대 2로 역전승했으나 세자르에게 프리킥 골을 얻어맞았을 때까지만 해도 1-2로 끌려가며 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자케로니 감독의 이번 발언은 자국 간판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리에르세)를 직접 겨냥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해 8월 일본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던 자케로니 감독은 한 번도 선수를 직접 겨냥해 평가하거나 질책하지 않았던 만큼 이번 발언은 큰 의미를 갖는다고 스포츠호치는 설명했다.
가와시마는 지난 14일 시리아와의 조별리그 B조 2차전(일본 2대 1 승)에서도 후반 25분 손으로 상대 선수를 넘어뜨려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는 등 이번 아시안컵에서 몇 차례 치명적 위기 상황을 초래한 게 사실이다.
자케로니 감독의 독설은 흥분한 가와시마를 자성하게 만드는 진정제가 될 수 있으나 한 편으로는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자충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특히 영원한 맞수 한국과 결승 진출권을 놓고 싸워야하는 상황에서 가와시마에게 적지 않은 부담감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과 일본은 오는 25일 도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4강전을 벌인다. 지난 2007년 대회 3·4위전에서는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한국이 6대 5로 이겼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