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공연] 이별한 후 슬퍼하는 그들에게 맞추는 ‘러브 FM’

[Ki-Z 공연] 이별한 후 슬퍼하는 그들에게 맞추는 ‘러브 FM’

기사승인 2011-01-29 12:59:00

[쿠키 문화] 연극 ‘러브FM’은 자신의 진정한 꿈을 찾는다는 한 여자의 이야기다. 사랑이 전부라고 믿었기에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본인의 꿈까지 희생하며 남자를 뒷바라지했다. 하지만 그 남자는 자기만 바라보는 게 부담스럽다며 그녀를 버리고 떠났고 혼자 방안에 놓인 그녀는 순수했던 지난날의 자신의 모습을 그리다 다시 희망을 안게 된다.

연극은 ‘수진’의 방에서 시작된다. ‘수진’은 떠난 애인으로 인해 우수에 가득 찬 눈을 하고 앉아있고, 잠시 후 그녀와는 정반대의 발랄한 여자가 등장해 말을 걸기 시작한다. 그녀는 ‘수진’의 또 다른 자아이기도 하다. 자아를 통해 과거를 되돌아보며 행복했던 그날을 떠올리게
되고 핏기 없는 지금의 모습과는 달리 당시에는 에너지가 넘친다.

대학교 방송반 선후배 사이였던 ‘수진’과 ‘진태’는 캠퍼스 커플이자 작가와 PD사이다. 자신들의 달콤한 행복에 빠져 함께 방송을 진행하다보니 학우들의 사연을 읽어주는 일은 즐겁기만 하고, 그들은 그렇게 작가와 PD가 되자며 꿈을 키워간다.

그러다가 두 사람은 동거를 하게 되고 사랑은 더 이상 달콤하지만은 않다. ‘진태’의 계속되는 언론고시 낙방으로 ‘수진’은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생계를 위해 만두가게에서 만두를 빚는다. 젊은 날의 약속은 추억의 저편으로 흘려보내고 각박한 현실에서 이들의 마음은 차가워져만 가고 PD대신 회사에 취직한 ‘진태’는 수진에게 답답함을 느껴 이별을 통보한다.

역시 사랑 앞에 상처 입게 된 건 자신의 꿈까지 져버리며 살아온 여자다. 대부분의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수 있듯 고시공부하는 남자친구를 뒷바라지해주다가 결국 고시에 합격하고 나서 버림받는 비련의 여주인공 스토리가 ‘러브FM’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들과 이 작품이 다른 점은 복수의 칼날을 가는 막장드라마가 아니라 지난날의 기분 좋은 추억을 회상하며 당시 생기 있고 에너지 넘쳤던 시절의 모습을 다시 찾아간다는 것이다. 사랑은 어리석은 것이라는 비극적 메시지를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아팠을지언정 나를 찾을 수 있고 다시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가 된다는 점을 고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당장 죽을 것 같고, 삶이 엉망이 됐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주파수 ‘러브FM’을 맞춰보라 권한다.

연극 ‘러브FM’은 임하나, 현서영, 허윤아, 김상일, 김명일, 김추리, 한강우 등이 출연하며 오픈 런으로 서울 대학로 상상아트홀에서 공연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은화 기자 choieh@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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