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배우 송지효가 생전 처음 도전한 예능 판에서 활개다. SBS 주말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에서 몸을 사리지 않은 열연과 더불어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시청자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송지효의 두드러진 활약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가를 올렸던 ‘제2의 이효리가 되는 게 아니냐’는 핑크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런닝맨’ 시청률 상승은 송지효 덕분?!
‘런닝맨’은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백약이 무효였을 정도로 시청률이 저조 현상에 시달렸다. 국민 MC 유재석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매회 혹평과 시청률 저하가 고질병처럼 따라다녔다. 그렇게 대책 없는 프로그램으로 전락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출연진들의 캐릭터가 회를 거듭할수록 공고해지면서 프로그램도 인기를 얻었다. 이간질과 모함의 대가라는 뜻에서 배우 이광수는 ‘모함 광수’, 월요일에만 커플처럼 지난다고 해서 송지효와 게리는 ‘월요 커플’, 욕을 잘한다고 해서 배우 송지효는 ‘송지욕’ 등 캐릭터가 하나씩 잡히면서 프로그램의 몰입도를 높였다.
시청률도 동반상승했다. 지난해 12월 5일 방송만 해도 전국시청률 9.3%(AGB 닐슨 미디어 리서치 기준)을 기록하며 10% 미만의 기록으로 부진했다. 그러다가 인기 탄력을 받더니 한 주 뒤인 12일에는 11.2%로 10% 벽을 넘어 1월 23일 13.2%, 1월 30일 14.9%, 지난 6일에는 15%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끝없이 추락할 줄만 알았던 ‘런닝맨’. 온갖 비난을 꿋꿋이 이겨내면서 시청자의 입맛을 자극하는 예능 코드를 추가함에 따라 차츰 상승 곡선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국민MC다운 유재석의 맛깔 나는 진행과 예능판에서 신명나게 노는 가수 김종국, 떠오르는 샛별 이광수의 활약이 시청률 상승 효과를 낳고 있다. 이들과 호흡을 맞추며 극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인물이 바로 송지효다. 발랄하면서도 귀여운 이미지로 시청자 공략에 성공하고 있다.
‘런닝맨’ 조효진 PD는 송지효의 대활약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잘할 줄 우리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능력을 추켜세운 뒤 “‘인기가요’ MC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 ‘패밀리가 떴다’에 출연했을 때 느낌이 왔다. 그녀가 맡았던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준 것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송지효는 우리가 원하는 것 이상을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이 이효리와 닮았나?
송지효가 예능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 중인 행보는 가수 이효리와 사뭇 닮았다. 이효리는 ‘런닝맨’의 전신인 ‘패밀리가 떴다’ 시리즈에서 국민 MC 유재석과 환상의 콤비를 이루며 SBS 주말 예능을 구원한 선수였다. 지난 2006년 KBS 2TV ‘해피투게더 프렌즈’를 진행하며 쌓아온 재치 입담이 ‘패밀리가 떴다’를 만나 한층 업그레이드 돼 고정 게스트와 초대 손님을 쥐락펴락했다. ‘패밀리가 떴다’는 이효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무대 위 섹시한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후줄근한 차림에 민낯으로 친근함과 편안함을 선사하면서 극과 극 매력을 발산했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이효리는 유재석과 함께 ‘2009 SBS 연기대상’ 최고의 상인 대상을 품에 안았다.
극과 극 매력이 송지효에게도 있다. 드라마 <주몽>에서 단아한 매력을 지닌 ‘예소야’ 역으로, 영화 <쌍화점>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왕후’ 역으로 온몸을 던지는 열연했던 배우 송지효. ‘런닝맨’을 만남으로 인해 ‘신비주의’ 이미지를 벗고 친근하고 엉뚱한 매력으로 시청자의 호감을 얻는 데 성공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고정 멤버로 합류한 에프터스쿨 리지의 존재감을 무너뜨릴 만큼 ‘런닝맨’의 홍일점인 마냥 맹활약 중이다. 송지효는 극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게스트의 관심을 한데 집중시키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특히 멤버 게리와의 러브라인은 묘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송지효는 다방면에서 매력을 드러내며 ‘런닝맨’의 핵심 멤버로 급부상하면서 프로그램의 흐름을 좌지우지 하는 입지가 ‘배우계의 이효리’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송지효의 성장 가능성은?
‘런닝맨’에서 화려하게 예능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송지효. 특유의 털털함과 친근함으로 어떤 게스트가 나오던지 간에 자연스럽게 동화되면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지금의 호흡과 감각을 유지한다면 ‘런닝맨’의 부진을 털어주는 일등 공신으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초반 달리기만 했던 ‘런닝맨’이 멤버들의 캐릭터화로 웃음을 만들어감에 따라 고정 멤버의 활약이 선행돼야 한다. 송지효도 매회 특화된 예능감을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송지효에게도 넘어야 할 산은 있다. 바로 배우라는 본업을 어떻게 병행할 것 인가다. 송지효는 다음 달 7일에 첫 방송되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강력반’ 출연을 앞두고 있다. 대부분의 배우 출신이 그러하듯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다가 드라마나 영화 촬영이 시작되면 부진의 늪으로 몰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드라마 같은 경우 중·후반을 넘어가면 수면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촉박한 일정에 쫓기며 촬영을 한다. 쪽대본의 압박에 피로도 누적되면서 제 컨디션을 회복하기 어려운 악순환이 계속된다. 그런 상태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병행하려니 심신이 지치는 건 당연지사. 송지효의 향후 예능 활약도는 ‘배우’와 ‘예능 신예’라는 주어진 두 가지 재료를 어떻게 요리할지에 달려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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