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人터뷰] ‘마블미’ 제5의 멤버 ‘스타일 컨설턴트’ 김성일

[Ki-Z 人터뷰] ‘마블미’ 제5의 멤버 ‘스타일 컨설턴트’ 김성일

기사승인 2011-03-19 13:03:00

"[쿠키 영화]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이하 <마블미>)는 주연배우 윤은혜, 박한별, 차예련, 유인나 4명의 매력을 비롯해 돋보이는 관람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의상이다. 형형색색 다양한 의상이 네 명의 캐릭터에 따라 조화롭게 흘러간다. 각각을 놓고 보면 개성이 돋보이고, 일렬로 세워 나란히 보면 영화의 주제를 함축하는 콘셉트를 갖고 있다. 개성과 콘셉트. 이 가운데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며 영화의 시각적 완성도를 높인 이가 있다. 바로 스타일리스트 김성일이다. <마블미>의 다섯 번째 주인공으로 불러도 좋을 만큼 그가 이 작품에서 의상으로 말한 바는 가히 크다고 할 수 있다.

프리랜서 스타일리스트인 김성일은 14년 전부터 패션계에서 활약해 오고 있다. 배우 이미숙, 김남주, 김사랑, 오지호 등 톱스타들의 개인 스타일리스트로 유명하거니와 그의 손을 거쳐 간 스타들은 ‘패셔니스타’는 수식어를 하나쯤 달았다. 지난 2009년 박태윤과 함께 ‘아이 러브 스타일’이라는 책도 발간했을 만큼 패션계에서 그의 역할은 톡톡 튄다. 최근에는 CJ 오쇼핑 ‘스타릿’(starlit)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하며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당당한 그가 이번에는 ‘스타일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스타일 컨설턴트’. 다소 생소하게 다가오는 용어다. 그도 그럴 것이 ‘스타일 컨설턴트’(Style consultant)는 <마블미> 김성일을 통해 처음으로 탄생한 신조어이기 때문이다. 단어 그대로 ‘스타일’의 ‘상담자’(컨설턴트)라는 뜻이다. 개인 의상 콘셉트를 잡아주는 코디네이터나 스타일리스트보다 더 넓은 의미다. 배우 개인별로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면서 작품 전체를 조화롭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최초’라는 타이틀은 설렘과 동시에 책임감을 안겨준다. 김성일에게 이번 도전은 어땠을까.

“과감한 선택이자 색다른 도전이었죠. 국내 영화에서는 ‘스타일 컨설턴트’로 활약하며 콘셉트를 잡아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영화를 한 편 하게 되면 배우 개인의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는 게 전부거든요. 제 역할은 ‘유민’(윤은혜), ‘혜지’(박한별), ‘수진’(차예련), ‘민희’(유인나) 네 명의 캐릭터를 살리는 의상을 입히고, 좀 더 나아가 작품의 색깔과 전체적 균형을 맞추는 일을 했어요. 감독을 비롯해 미술감독과 의견을 많이 나눴고요. 부담스러웠던 것 중 하나는 개인적으로 따로 코디하는 일도 있어서 이 영화에 온전히 몰입하지 못해, 행여나 오점을 남기진 않을까 하는 거였어요. 의상 피팅, 장소 섭외 세세한 것에도 노력을 기울이며 최대한 세밀하게 작업했죠. 기분 좋은 도전이었습니다.”

김성일이 이번 작품에 뛰어들게 된 것은 가수 박선주의 역할이 컸다. 지난 1989년 제10회 MBC 강변가요제 출전 이후 지난해 본격적으로 만나 친구의 인연을 쌓아가고 있는 박선주가 이번 영화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하면서 도움을 청한 것이다. 하지만 출연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맛깔나게 ‘달라진’ 시나리오에 있었다.

“처음에는 (박)선주의 부탁으로 하게 됐지만 개인적으로 많은 일을 하고 있어서 ‘시간이 부족해서 못할 것 같다’고 정중히 거절했어요. 시나리오만이라도 봐달라고 얘기하기에 한 번 읽어봤어요. 근데 (눈을 껌뻑거리며) 정~말 재미없는 거예요(웃음). 허인무 감독에게도 ‘시나리오가 재미없어서 못하겠다’ 솔직하게 말하면서 거절했죠. 그랬더니 얼마 있다가 대폭 수정된 시나리오를 들고 왔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재밌더라고요(웃음). 줄거리는 그대로인데 대사 맛이 확 달라져서 정말 재밌어진 거죠. ‘이 작품 해보면 즐겁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열정적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마블미>는 김성일에게 스타일 컨설턴트로서 첫 작품이지만 스타일리스트로는 이미 여러 번 영화 작업을 해왔다. 10여 차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며 인연을 맺었던 이재한 감독과 지난 2004년 <내 머릿속의 지우개> 정우성, 손예진 등 출연배우 의상을 모두 스타일링 한 게 첫 걸음이다. 이후 <작업의 정석>(2005) <어깨 너머의 연인>(2007) <비스티보이즈>(2008) <사요나라 이츠카>(2010) 4편을 더 했다.

‘스타일 컨설턴트’ 김성일은 주연배우 윤은혜, 박한별, 유인나, 차예련의 캐릭터에 따라 의상을 정했다. 그렇다면 주연배우 네 명은 옷을 재단하기 쉬운 몸매였을까.

“윤은혜 씨는 다리가 곧고 긴데다 볼륨이 있어요. 글래머러스한 스타일이라 허리 라인을 강조하는 옷을 입으면 맵시가 나더라고요. 색깔로 비유하면 모노톤에 가까워서 어떤 색깔을 매치해도 잘 어울리죠. 의상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낼 수 있는 배우예요.”

“박한별 씨는 뭘 갖다 입혀도 잘 어울리는 예쁜 몸매예요. 색깔은 보라색이나 빨간색이 잘 어울리고요. 강렬한 색깔도 쉽게 소화하는 스타일이라 어떤 옷을 줘도 기본 이상의 매력을 내더라고요.”

“유인나 씨는 몸매가 말랐어요. 그렇지만 다리가 정말 예뻐요. 치마가 짧으면 짧을수록 어울리더라고요. ‘하의 실종’ 패션은 인나 씨를 위한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웃음). 실제로도 귀엽고 애교가 많아서 핑크색이나 파스텔 계열의 색상이 잘 어울리더라고요.”

“차예련 씨는 패션모델 출신이라서 그런지 바디라인이 참 좋아요. 어떤 옷을 입어도 남들과는 다른 세련된 느낌을 내죠. 파란색이나 네이비 같은 차가운 색상이 고운 피부 톤을 화사하게 만들어주더라고요.”

김성일은 네 여배우의 특징과 장점에 대해 말한 뒤 살짝 귀띔했다. 누구든지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면 그게 바로 패셔니스타라는 것. <마블미>의 의상 포인트도 네 배우의 개성을 살려주면서 동시에 단점을 장점으로 전환하는 작업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마블미>로 ‘스타일 컨설턴트’로 활약한 김성일. 영화계에 발을 들여 놓은 지 7년이 넘어가면서 작은 소망이 하나 생겼다. 나탈리 포트만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블랙스완>처럼 의상이 또 다른 주인공이 되는 영화에 참여하는 것이다. <마블미>가 첫 시작이었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블랙스완>을 보고 정말 감동받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발레에 대한 환상이 많았거든요. <블랙스완>을 보면서 느낀 건데 ‘무대 의상이 영화에서 아름답게 보여 질 수 있는 영화에 동참하고 싶다’는 거였어요. 예를 들어 <블랙스완>처럼 발레를 소재로 한 영화나 화려함이 돋보이는 뮤지컬에 대해 다룬 것도 좋고요. 의상이 작품에 등장하는 또 다른 주인공처럼 활약할 수 있는 작품을요(웃음).”

하얀색 재킷에 블루색 스트라이프 무늬로 꾸며진 스웨터를 입고 나와 봄 분위기를 물씬 풍겨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올 봄 패션 유행 코드는 뭘까.

“올해는 심플하면서도 로맨틱한 느낌이 강조되는 의상이 주목을 받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실루엣은 모던하지만 소재가 레이스로 이뤄진 의상이죠. 트렌치코트나 레이스가 달린 쉬폰 원피스도 좋고요. 색깔은 자연에서 온 화이트를 기본으로 하고요. 여기에 꽃이나 나무에서 오는 초록색이나 핑크색으로 포인트를 주고요. 민트 블루 계열도 인기 만점일 듯 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웃음).”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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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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