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①] 시 쓰는 배우 김정태 “과연 출판사에서 연락이 올까요?”

[쿠키人터뷰①] 시 쓰는 배우 김정태 “과연 출판사에서 연락이 올까요?”

기사승인 2011-06-03 12:32:01

[쿠키 연예] 수첩에 일정이 빼곡하다. 현재 촬영 중이거나 예정인 작품만 해도 4개다. MBC 월화드라마 ‘미스 리플리’부터 영화 ‘특.수.본-특별수사본부’, 케이블채널 CGV 드라마 ‘소녀K’, tvN 시트콤 ‘롤러코스터’까지. 최근에는 온라인 남성의류 쇼핑몰 ‘밍글밍글’을 열어 수석 디자이너 겸 모델로 활동 중이다. 하루 24시간이 빠듯한 배우 김정태(40)를 만났다.

“갑자기 일이 몰려서 그렇죠. 저 그렇게 바쁜 배우 아닙니다(웃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할 따름이죠.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갑니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는 존재가 될 수 있어 기쁩니다.”

영화 ‘친구’ ‘똥개’ ‘해바라기’ ‘부산’ ‘영도다리’ ‘마음이2’ ‘방가? 방가!’ ‘체포왕’ 드라마 ‘불한당’ ‘태양을 삼켜라’ ‘나쁜 남자’ 등 다수의 작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명품 배우’로 사랑받고 있는 김정태. 지난 2009년 맺은 ‘사랑의 결실’이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털어놨다. 19년 동안 알고 지낸 한 살 아래 전 씨와 결혼한 후 일이 술술 풀리고 있다는 것. 지난 2월 아들 지후까지 품에 안아 “천군마마를 얻은 듯 든든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니까 심리적으로 안정된 것 같아요. 기댈 곳이 있다는 게 이렇게 편안한지 몰랐습니다. 사실 배우라는 직업이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굉장히 외롭거든요. 누군가에게 쉽게 마음을 터놓기도 어렵고,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이겨내야 하죠. 외로움과 고민을 가족과 나눌 수 있어 행복합니다. 안정된 모습이 연기에도 반영돼 관객이나 시청자가 편안하게 즐기시는 것 같고요.”

김정태의 아내 사랑은 각별하다. 부산에 내려가면 늘 아내와 동행한다. 장을 보러 가도, 옷을 사러 가도 아내의 손을 꼭 붙잡고 다닌다. 최근 출연한 MBC 예능 ‘놀러와’에서도 출연자 이선균, 박중훈이 아내를 향한 불만을 털어놓을 때 “아내에게 국을 끓여 달라는 남편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로 ‘공공의 적’이 됐다.

“평소 제 일상을 솔직히 얘기한 건데 다들 애처가라고 하더라고요. 저랑 결혼해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게 한 게 미안해서 그렇죠. 강한 역할을 주로 해서 그런지 무뚝뚝하고 차가운 남자로만 보시는데요. 저 따뜻한 가슴을 가진 남잡니다.”

풍부한 감수성과 날카로운 시선으로 시를 쓴다. ‘놀러와’에서 공개했듯 배우가 되기 전 꿈꾼 직업은 시인이었다. “꾸준히 써 온 시가 몇 백편 되죠. 다 세지 못해 얼마나 썼는지 정확히는 모르겠고요(웃음). 시를 쓰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감정도 섬세해져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시집을 내고 싶어요. 그런데 과연 출판사에서 연락이 올까요?(웃음)”

TV와 스크린을 동시 접수할 수 있었던 것도 12년 동안 다양한 작품을 오가며 다져온 탄탄한 연기력에 시를 쓰는 예민한 감수성이 더해졌기 때문은 아닐까. 올해 마흔이 된 김정태는 “분출하는 연기보다는 절제하는 연기로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쿠키人터뷰②] ‘1박2일’ 김정태 “여배우특집과는 차원이 다른 벌칙…무시무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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