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까지 입지를 확장해가고 있는 케이팝(K-Pop, 한국 대중음악) 열풍에 대해 그 화려한 이면에는 어린 가수들에 대한 처우 논란이라는 ‘그림자’가 존재한다고 영국 BBC 방송이 14일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케이팝은 해외 매출은 지난 2009년 기준으로 325억원이며 지난해에는 2배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연예인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달에는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세계투어의 일환으로 첫 유럽 콘서트를 개최했다.

BBC는 그러나 이같은 케이팝 성공신화가 이른바 ‘노예계약’이라 불리는 장기간의 불평등 전속계약의 토대에서 일궈낸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2년전 5인조 남성 그룹 동방신기 전 멤버와 소속사간의 법정 소송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당시 동방신기 전 멤버들은 계약기간(13년)이 너무나 길고 제약이 많으며 수익금 분배도 거의 받지 못했다며 소속사를 고소했다.

법원은 결국 이들의 손을 들어줬고 이 사건을 계기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연예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형성된 계약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표준 계약서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 걸그룹 ‘레인보우’는 2년간 매일 장시간 일을 하고도 보수가 너무 적어 부모들이 마음고생을 했다고 털어놓은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소속사 DSP는 멤버들에게 수익금을 배분했지만 경비를 회수하고 나면 남은 액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실제로 아이돌 그룹 하나를 양성하는 데 많게는 10억원 이상이 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속사와 연예인들은 저가의 국내 음원시장에서 본전을 뽑지 못하는 대신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 활동이 수익을 창출함에 따라 저가 공세를 펼치는 잘못된 비즈니스 모델이 해외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연예인 노조 쪽은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케이팝 수출로 국가 이미지 제고와 경제효과 창출 기대심리가 높아져 있지만 잘못된 관행이 계속되면 케이팝이 음악적 성공을 구가하기보다는 문제점만 부각될지도 모른다고 BBC는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