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부터가 심상치 않다. 모두 약속한 듯 머리에는 앞 챙이 넓은 모자를 썼고 귀에는 피어싱, 목에는 체인 목걸이를 두르고 있다. 일부 외국인의 양팔과 다리에는 화려한 문신이 자유롭게 펼쳐져 있다.
1일 서울 방이동의 파크텔에서 열린 ‘R-16 코리아’ 기자회견 현장에는 세계 곳곳의 젊은 힙합 청년들이 다 모인 듯했다. 그들은 비슷한 차림새뿐 아니라 말끝마다 ‘요(yo)!’를 연발했고, 걸음걸이 또한 춤을 추는 듯 리듬을 탔다. 지켜보는 이들마저 어깨가 절로 들썩이는 이 뜨거운 열기는 자유와 열정 그 자체였다.
한국에서 열리는 ‘R-16 코리아 세계 비보이 대회’가 2일부터 이틀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세계 각국의 정상급 비보이팀을 선발해 그 중에 최고를 가리는 대회다. 올해는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지역예선전을 열었고, 총 16개국의 200여 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대회 첫날인 2일에는 팝핑과 락킹, 비보이 등의 개인전이 열리고 다음날에는 40인 규모의 오케스트라와 비보이들의 협연 무대 그리고 비보이 단체전이 진행된다.
비보이 경연 뿐 아니라 풍성한 볼거리도 마련됐다. 가수 박재범은 대회 첫날, 자신이 속한 비보이팀 AOM과 함께 세계 정상급 7명으로 구성된 팀과 쇼케이스 배틀을 선보인다. 또한 둘째 날에는 이 대회의 홍보대사인 ‘가수 부부’ 타이거JK와 윤미래가 속한 프로젝트 그룹 ‘선주(Sunzoo)’의 힙합 축하 공연도 마련돼 있다.
주최 측인 한국관광공사는 본 대회를 통해 한국에 대한 세계 젊은 층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 문화를 알리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힙합 문화는 물론 태권도, 사물놀이 등의 새로운 콘텐츠와의 융합에 뜻을 두고 있다.
한편, ‘R-16 코리아’는 2일부터 이틀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며, 올림픽공원 내 공연장 주변에서는 도시 거리 문화 축제, 그래피티 대회 등의 부대행사가 마련돼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