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 “‘동안미녀’ 통해 목소리·동안 콤플렉스 벗어났다”

장나라 “‘동안미녀’ 통해 목소리·동안 콤플렉스 벗어났다”

기사승인 2011-07-06 11:24:01

“생얼 사진? 꼼꼼한 메이크업 얼굴이었다”
“미실이 같은 악역 맡겨 주세요~”
“매일 먹을 만큼 좋아하는 고기 못 먹어 힘들었다”
“최 다니엘과의 키스 신 재미있게 촬영”

[쿠키 연예] “이번 드라마를 통해 보시는 분들이 저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런 배역, 저런 배역 모두 할 수 있다는….”

가수 겸 배우 장나라에게 이번 KBS 월화극 ‘동안미녀’는 터닝 포인트로 기억될 작품이다. 드라마 종영일이었던 5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장나라는 “좋은 기사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놀라워하면서도 그간의 혹평에 대한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며 월화극 정상을 달리던 ‘동안미녀’는 15%의 시청률을 올리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동안미녀’는 서른네 살의 동안(童顔) 외모를 가진 주인공이 고졸 학력과 신용불량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꿈과 사랑을 이루는 로맨틱코미디 드라마이다. 장나라는 나이를 속이고 회사에 들어간 것 때문에 마음을 졸이다 모든 오해와 난관을 극복하고 꿈을 이루는 이소영 역을 맡았다.

지난 2002년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에서 밝고 명랑한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으며 배우로서 전성기를 누렸던 장나라는 2005년 ‘웨딩’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뒤 6년 만에 ‘동안미녀’를 통해 국내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주로 중국에서 활동해 온 최근 몇 년, 간간이 국내에서도 음반을 내고 연기 활동을 했지만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특히 지난 2009년 투자까지 책임진 영화 ‘하늘과 바다’로 야심 차게 연기자로서의 재기를 꿈꿨음에도 개봉 12일 만에 극장에서 자진 철수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만큼 이번 드라마는 장나라에게 있어 배우로서의 재기 가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작품이었다.

“드라마가 ‘건강한 결말’로 끝이 나서 일단 기분이 좋아요. 이번 드라마는 무엇보다 매우 재미있게 작업했어요. 스태프와 배우들은 서로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데, 다들 너무 열심히 하셔서 약간 경쟁심 같은 게 생겨 더 분발한 것 같고요.”

한국 나이로 31세인 장나라는 극중 34세 여성으로 출연했다. 비슷한 나이대의 역할을 맡아 좋았다는 그는 “우리 나이 대와 소통할 수 있는 부분들을 연기로 공유했다고 생각한다”며 “극중 캐릭터처럼 생계가 힘든 적은 없었지만 상대적으로 저에게도 힘든 일이 있다. 연기하면서 자꾸 떠올랐고 그로 인해 더 실감나게 연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나라는 이번 드라마를 하기 전까지 특유의 앳된 목소리와 동안 외모 덕분에 연기자로서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해보고 싶은 것은 정말 아직도 많은데, 개인적으로 발음이나 목소리에 대한 지적을 많이 들어서 답답했어요. 저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데 얼굴이나 목소리 때문에 선을 그어놓은 것 같았죠. 그래서 이번 드라마에는 목소리를 다르게 만들어 가야 하나 싶기도 했어요. 하지만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인데 인위적 목소리를 낼 수는 없었죠.”

결국 이번 드라마에서 장나라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연기했고, 결국 시청자와 통했다. 오랫동안 그를 힘들게 하던 목소리와 외모 콤플렉스를 벗어날 수 있었다. 콤플렉스에서 해방되니 다양한 역할에 대한 욕심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가만히 보면 악역은 전형적 이미지로 정해진 측면이 있던데, 사실 저도 악한 면 많다”라고 말하며 웃더니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장나라는 함께 호흡을 맞춘 최다니엘에 대해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남다른 면이 있다”고 평했다. 이어 “때리는 장면이 너무 많아서 미안했는데 키스 신 찍을 때도 어색하지 않고 재미있게 촬영했을 만큼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마워했다.

힘들었던 점을 묻자 “고기를 먹지 못했던 점”이라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고기를 하루에 한 번씩 꼭 먹을 만큼 좋아하는데 매일 촬영이 있어 냄새가 날까 봐 맘대로 먹지 못했다”며 “당분간 고기를 많이 먹으며 앨범 녹음도 하고, 쉴 수 있으면 쉬고 싶다”고 답했다.

촬영 당시 남자 배우들과의 키 차이 때문에 곤욕을 겪기도 했다. 특히 야외 촬영 때는 키 차이를 맞추기 위해 과속방지턱이나 보도블록 등을 밟는 등 올라설 수 있는 곳은 모두 이용해야 했다. 그는 “촬영 내내 (키 때문에) 놀림 받았다”며 “최다니엘과 류진 씨의 키가 180cm가 넘는데, 그분들이 큰 것이지 사실 내 키가 그렇게 작은 것은 아니다”라고 웃으며 주장했다.

가장 연기해 보고 싶은 캐릭터를 묻는 말에는 “‘선덕여왕’의 ‘미실’ 같은 캐릭터를 해 보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고현정 선배님을 좋아하는데 남성적 느낌이 많이 나는 여성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고 답했다.

결혼 계획을 묻자 친한 친구들인 방송인 박경림과 가수 이수영이 결혼하니 자신이 몰린 느낌이라며 볼멘소리를 냈다. “우리 아빠(주호성)는 안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언제 결혼할 건지 요즘 자꾸 물어보시더라. 어린아이들을 보면 ‘나는 언제 저런 아이들을 안아 보나’ 하시면서 부러워하신다”며 “결혼 생각이 없다고 하면 아빠는 왜 결혼을 해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 아직은 갈팡질팡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혼한 사람들이 뭐를 사러 가거나 어려운 일을 결정할 때 ‘남편과 상의해 볼 게요’라고 하는데 그 말이 그렇게 부러웠다. 나도 얼른 결혼해서 ‘남편과 상의해 볼 게요’라고 말해야지 했었다”라고 말하며 웃던 장나라는 “현재 일이 너무 많기도 하고 여유가 없어 연예나 결혼을 생각할 틈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번 드라마 제목이기도 한 장나라의 ‘동안’의 비결을 마지막으로 물었다.

“동안 비결요? 화장을 꼭 해야 해요. 안 하면 딱 제 나이예요. 세수하고 거울을 보면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생명체 느낌이 나죠. 얼마 전 기사에 ‘장나라 생얼 사진’이라고 나왔던데, 사실은 아주 꼼꼼히 메이크업을 다 한 거랍니다, 하하하.”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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