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블루칩] ‘무사 백동수’ 신현빈 “지선이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

[Ki-Z 블루칩] ‘무사 백동수’ 신현빈 “지선이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

기사승인 2011-08-13 13:14:01

[쿠키 연예] 실제로 만나보니 알겠다. 기품 있는 목소리와 지적인 감성 그리고 단단해 보이는 내면까지, 신인 배우로서 어떻게 ‘무사 백동수’의 여주인공을 꿰찰 수 있었는지를.

인터뷰를 위해 10일 오후 한 카페에서 만난 신현빈(25)은 단 몇 마디를 나누었을 뿐인데도, 그 매력을 충분히 표현하고도 남았다. 똑 부러지는 목소리와 조리 있는 언변에 놀랐고, 무엇보다 차분하고 안정적인 느낌에는 여유가 묻어났다.

“좋게는 안정적이고 차분하다고 하시는데, 나쁘게는 어둡고 남자 같다고 하세요.(웃음) 미술이론을 전공했는데, 발표하고 토론하는 것이 일상이었으니까 자연스럽게 자기주장이 강해진 것도 있는 것 같아요.”

SBS 월화드라마 ‘무사 백동수’에서 북벌지계의 비밀을 간직한 유지선 역을 맡은 신현빈은 이번이 첫 드라마다. 지창욱과 유승호, 윤소이 등과 함께 주연 4인 방에 이름을 올린 그의 경력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방가? 방가!’ 하나뿐이다. 때문에 신인인 신현빈의 캐스팅에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했다.

“나중에 들었지만, 이번 드라마에서 지선의 경쟁률은 500대 1이었다고 해요. 이제 막 시작했는데, 순조롭게 흘러가서 얼떨떨해요. 저의 침착한 면을 보고 열심히 할 거라는 기대로 믿고 뽑아주신 것 같아요.”

신현빈은 제법 데뷔가 늦은 편이다. 어릴 때부터 미술에 재능은 보인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미술이론과를 졸업했다. 학창 시절 막연히 연기자가 되고 싶었던 그는 운명이라 여겼던 미술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면서 자연스레 배우의 길을 모색하게 됐다.

“배우를 하더라도 꼭 대학은 마치고 하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 늦은 데뷔를 한 그는 인기배우가 되는 건 바라지도 않았다. 그는 “워낙 일찍 시작한 친구들도 많아서 걱정이 많았다”며 “조바심 나는 건 없었지만, 서른이 될 때까지 딱 10개의 작품을 하자는 목표만를 세웠었다”고 말했다. 훗날 지나고 보니, 대학생으로 온전히 생활할 수 있었던 그 시간들은 신현빈에게 더없이 좋은 경험이었고, 소중한 자양분이었다.

늘 침착하고 웬만해서는 긴장을 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드라마 초반에는 잠깐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경험을 했다. 연기력에 대한 일부 시청자들의 혹평에 자신감을 잃었던 것.

“시청률도 잘 나오고 현장 분위기도 매우 좋아요.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죠. 하지만 주위 반응에 대해 흔들리는 느낌이 들자 불안정해지고 많이 힘들었어요. 첫 드라마라 시행착오도 있었고 부족한 면이 보일 수도 있어요. 그때 깨달았죠. 내 중심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구나, 하는.”

캐릭터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북벌지계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아버지 유소강(김응수)으로부터 대업을 이어받은 지선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소유자다. 그는 “초반에는 지선에 대해 많이 생각했지만 확신이 없었다”며 “아버지 돌아가시고 8년을 혼자 꿋꿋이 성장하고 개척해나가는 지선은 연약해보이지만 지킬 것은 지키는 강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지선이로서 인정을 받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신현빈은 극중 아버지가 등에 새겨준 ‘북벌지계’ 덕에 3시간이나 걸리는 시간 동안 지도를 여러 번 등에 새겨야 했다. 분장 전문 스태프 두 명이 정성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이다. 일부에서는 상반신 노출에 초점을 맞췄지만 그는 “북벌지계를 보였을 뿐 노출이라는 생각은 안한다”고 잘라 말했다.

초반에는 몇 시간 동안 앉아 있어야 하는 통에 잔뜩 긴장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등 뒤에서 그림을 그릴 때 전화도 하고 밥도 먹을 만큼 여유가 생겼다. 그는 “여러 번 하다보니까 그림도 정교해지고 있다”며 “그림 그려주시는 분께 ‘오른쪽 어깨에 있는 집 모양이 이번에는 더 커졌네요?’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극중 뭇 남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그는 실제로 지선이었다면 누구를 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지선이라면 동수(지창욱)에게 매력을 느낄 거 같다”며 “지선이 갖지 못한 밝고 명랑함을 지니고 있지만, 서로 비슷한 아픔을 가져서 동질감을 느껴 결국엔 끌릴 것 같다”고 답한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두 남자배우 지창욱, 유승호는 신현빈 보다 어리다. 배우로서는 가장 신인이지만 덕분에 ‘누나’ 대접을 받고 있다. 신현빈은 “창욱은 농담도 잘하고 한번 말이 터지면 끝도 없다. 너무 재밌는 친구”라며 “승호는 평소 말은 없지만 가끔 툭툭 던지는 한마디가 은근히 웃긴다”고 평했다.

“앞으로 ‘무사 백동수’에는 거의 매회 반전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어떻게 흥미롭게 전개될지 배우들도 궁금해 하고 있어요. 새로운 사건들에 많은 기대를 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다음에는 나이에 맞는 발랄한 신세대 역을 맡아보고 싶다는 신현빈.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왔지만 연기에 대한 애정과 욕심만은 누구보다 뒤지지 않았다. 앞으로도 펼쳐질 그의 연기 스펙트럼이 어떠한 다양한 빛을 만들어 낼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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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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