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인터뷰] 박민영 “한때 내 길이 맞나 고민도…‘시티헌터’로 박차고 올라왔죠”

[Ki-Z 인터뷰] 박민영 “한때 내 길이 맞나 고민도…‘시티헌터’로 박차고 올라왔죠”

기사승인 2011-08-13 13:05:00

[쿠키 연예] 한 음절 한 음절 매듭지어진 듯한 또렷한 목소리는 박민영의 가장 큰 매력이다. 가늘고 날렵하면서도 선이 고운 얼굴은 이러한 목소리와 어우러진다. 막힘없는 하이톤의 목소리 때문인지 언제나 자신감이 넘쳐흐른다.

지난 9일 인터뷰를 위해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민영은 TV에서 비춰지는 모습보다 더 발랄하고 통통 튀었다.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솔직하게 털어놓고, 아니다 싶을 땐 정색을 하며 단호히 ‘아니오’를 외쳤다. 호불호가 정확히 표정에 드러났지만, 예쁘게 포장하려 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점 또한 박민영의 매력이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시티헌터’에서 씩씩하고 밝은 매력의 청와대 경호원 ‘김나나’로 열연했던 박민영은 이번 드라마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아직도 연기에 자신 없어요. 제가 나오는 장면은 부끄러워서 딴 생각하면서 봐요. 다른 배우들 나오는 장면이 제일 재밌어요.”라는 귀여운 답변을 내놓는다.

“감사하게도 작품이 끝나면 ‘내가 얻었다’ 하는 생각 드는 거예요. 이번 드라마 끝낸 소감이오? 시청률이 높은 작품이 하나 생겼다, 라는 것.(웃음) 무엇보다 배우간의 호흡으로 처음 재미를 느꼈어요. 처음으로 어린 친구들과 호흡도 맞췄죠. ‘언니 우리 한번 맞춰봐요’ 하는 얘기를 듣는데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는 거예요. 같이 하는 재미를 처음 느낀 것 같아요. 액션 멜로를 해봤다는 것 또한 큰 수확이죠.”

이번 드라마는 유독 힘든 점이 많았다. 유도가 어떤 것인지 배웠고, 각종 힘든 액션도 경험해야 했다. ‘시티헌터’는 일본 호조 츠카사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도시의 해결사가 사건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매회 화려한 액션신과 극적인 상황이 펼쳐졌다.

“촬영하다 힘들 때는 ‘내가 왜 투정부리고 있지? 1년 반 전에는 오디션보고 하고 싶어도 못했었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잡았어요. 데뷔작인 ‘하이킥’ 때는 배우라는 생각도 안하고 재밌고, 노는 분위기였죠. 지금 생각해보니 그걸 귀엽게 봐주신 거 같아요. 그 다음에 침체기가 왔는데, 시간이 지나고 연기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지나치게 하지 않았나 싶어요. ‘자명고’ 때 처음으로 연기가 이런 건가 싶을 때가 있었어요. 물음표가 계속 생겼죠. 지금도 깨나가고 싶으니까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박민영은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되는 행운을 누렸다. 이후 드라마 ‘아이 엠 샘’과 ‘런닝,구’‘자명고’ 등을 선보였지만 시청자에게 외면 받는 불운을 겪었다. 지난해 ‘성균관 스캔들’을 성공으로 이끌기 전까지 잠시 숨을 고르고 있어야 했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대학 원서를 냈는데, 운 좋게 됐고 그때 처음 연기를 접하게 됐다”는 그는 대학 2학년 때 싸이더스에 들어가면서 처음 방송 연기 배웠고, 그 다음해에 시트콤으로 데뷔했다. 쉽게 쉽게 연기자가 됐지만 침체기를 겪기도 했다.

“한 때는 내 길이 맞나 싶을 만큼 스트레스도 컸어요. 나락까지 떨어지니까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인생의 교훈을 얻었죠. 미리 경험했다고 생각해요”

이번 드라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민호에 대해 묻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는 연기 연습보다는 즉흥적인 것 같아요. 상대 말을 들어야 내 감정이 나와요. 그런 면에서 이번에 호흡을 맞춘 이민호 씨와는 제일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천성이 너무 착해서인지 자기 신보다도 리액션 때 더 잘해요. 감독님이 ‘너 할 때나 잘하라’고 하실 정도였죠. 연기 스타일도 비슷해요. 그 친구도 상대의 말을 들으면서 연기하더라고요.”

바빠서 연애할 시간이 없다는 그는 이상형을 묻는 말에는 잠시 표정이 밝아지며 눈동자를 굴렸다. 그는 “주변에 결혼한 사람이 많은데 나를 아껴주고 이해해주는 포용력 있는 남자가 최고인 것 같다”며 “마음이 편하고 어리광을 부릴 수 있는, 내가 이끄는 사람 말고 나를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박민영을 스타로 만들어 준 김병욱PD의 시트콤 ‘하이킥 시즌3’은 올 가을 방영을 앞두고 있다. 지금도 박민영은 당시 함께 촬영했던 PD는 물론 촬영감독, 조명감독, 작가들과 연락을 주고 받는다. 그가 출연하는 작품을 보고 꼼꼼히 모니터링까지 해줄 정도. 박민영은 ‘하이킥’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이 밝아졌다.

“‘하이킥’은 꼭 본방 사수할 거예요. 완전 기대됩니다. 김병욱PD님이 워낙 능력 있으셔서 시놉시스만 봐도 기대가 돼요. 그런데 왜 카메오 섭외가 오지 않을까요? 커피숍 점원 역이라도 하고 싶은데….”

박민영은 내년까지 스케쥴이 꽉 차 있다. ‘공주의 남자’ 후속으로 오는 10월 방송되는 KBS 드라마 ‘영광의 재인’에서 천정명과 호흡을 맞춘다. ‘영광의 재인’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운명을 타고난 두 남녀가 행복을 만들어가는 내용으로, 이진과 이장우도 함께 캐스팅 됐다.

“다음에는 아주 코믹한 작품 하고 싶어요. 나를 온전히 놔도 되는 것. 신파 같은 멜로도 하고 싶고, 생각해보니 너무 많네요. 연기자로서 캐릭터 몰입 잘하고, ‘그 캐릭터에 네가 딱이었어’ 라는 소리 듣고 싶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Ki-Z는 쿠키뉴스에서 한 주간 연예/문화 이슈를 정리하는 주말 웹진으로 Kuki-Zoom의 약자입니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