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issue] 윤곽 드러낸 ‘종편’…스타들의 기회인가, 방송사의 위기인가

[Ki-Z issue] 윤곽 드러낸 ‘종편’…스타들의 기회인가, 방송사의 위기인가

기사승인 2011-08-13 13:19:00

[쿠키 문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들이 올 하반기 개국을 앞두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면서 지상파 방송 3사가 들썩이고 있다. 인기 PD들이 대거 종편으로 둥지를 옮긴 데 이어, 톱스타들의 움직임 또한 전운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 MC’ 강호동이 KBS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인기코너 ‘1박2일’에 하차 의사를 밝히면서 파문은 수면위로 드러났다. 하차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지만, KBS의 간절한 설득에도 강호동의 하차 의사는 번복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호동은 KBS의 ‘1박2일’을 비롯해 SBS ‘강심장’ ‘스타킹’,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등 지상파 3사에서 굵직굵직한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모두 맡고 있다. ‘국민 MC’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유재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MBC ‘무한도전’과 SBS ‘런닝맨’, KBS ‘해피투게더’ 등 지상파 3사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다. 방송 3사의 예능 프로그램을 좌지우지 하는 두 사람의 심상찮은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강호동은 신호탄에 불과하다. 톱스타들이 줄줄이 종편으로 자리를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상파 방송 3사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배우 고현정 또한 종편에서 준비 중인 사극에 출연한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고현정 측에서 출연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강호동과 고현정은 물론 대부분의 톱스타들이 종편의 러브콜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한다.

◇ 누가 누가 이동했나…스타 PD부터 인기 작가까지

종편이란 드라마와 교양, 예능 등 모든 장르를 편성하여 방송할 수 있는 채널로, 모든 장르를 편성한다는 점에서는 지상파와 차이점이 없으나 케이블TV나 위성TV를 통해서만 송출하기 때문에 가입한 가구만 시청할 수 있다. 또한 24시간 방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상파와 차별화 된다. 다시 말해 뉴스나 연예 등 한 분야만을 다룬 케이블 채널과 달리 지상파처럼 모든 종류의 방송을 할 수 있으며 24시간 방송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간광고도 가능하다.

중앙일보의 jTBC는 종편이 결정되자마자 스타 예능 PD 출신인 OBS 주철환 전 사장을 본부장으로 발 빠르게 영입했다. 뿐만 아니라 MBC ‘황금어장’과 ‘무한도전’을 기획한 여운혁 PD와 KBS ‘1박2일’을 맡았던 이명한 PD 등 유능한 예능 PD 등을 대거 스카우트했다. 또한 ‘개그콘서트’ 김석현PD, 시트콤 ‘올드 미스 다이어리’의 김석윤PD, ‘1박2일’를 기획한 김시규PD 이동희PD와 ‘야행성’ 조승욱PD 등이 포진했다.

또한 스타작가 노희경의 신작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를 내년 방영할 예정이다. 배우 정우성과 한지민, 김범 등의 화려한 캐스팅을 이 드라마는 우연히 만난 두 남녀의 거침없는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아이리스’와 ‘그들의 사는 세상’ ‘이 죽일 놈의 사랑’ 등을 연출한 김규태PD가 메가폰을 잡는다.

조선일보의 CSTV(조선TV) 또한 화려한 연출진을 포진했다. 장윤택 전 KBS 편성·제작본부장와 김현준 전 KBS 드라마국장을 각각 전무와 콘텐츠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내년 1월 개국을 앞두고 시청자에게 처음으로 선보일 작품으로 인기작가 김수현의 4부작 드라마를 선택했다. 드라마 ‘한반도’의 편성도 확정됐다. 오는 12월 방송 예정인 이 드라마는 배우 황정민이 캐스팅된 상태다. 드라마 ‘카이스트’ ‘하늘이시여’ 등을 연출했던 신윤섭PD와 ‘황진이’ ‘대왕세종’ 등을 집필했던 윤선주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매일경제의 mbn은 아이돌 그룹의 연애 관계를 그린 트렌디 시트콤을 준비 중이다. 총 120부작인 드라마 ‘꽃미남과 신데렐라(가제)’가 그것이다. 남자 아이돌 가수와 여자 아이돌 가수의 관계가 중심이 되는 청춘 멜로 시트콤으로, 연예계의 화려한 모습과 무대 이면의 세계를 보여줄 예정. 주연으로는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 가수를 캐스팅해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MBC 뉴 논스톱을 연출했던 이근욱 감독과 MBC ‘남자 셋 여자 셋’, MBC ‘세 친구’의 극본을 쓴 이성은 작가, SBS ‘순풍 산부인과’의 하철승 작가 등이 참여한다.

스타급 PD들의 계약료는 1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20억 원까지 치솟았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스타 PD의 영입이 중요한 것은 제작 노하우와 함께 넓은 인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 적이다.

◇ 윤곽 드러난 종편 프로그램…기대 반 걱정 반

한 방송 관계자는 “원래 방송사가 개국하면 예능 프로그램이 가장 1순위다. 어떤 능력 있는 개그맨과 MC들을 데리고 오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봐도 무방한다”라며 “지난 1992년 SBS가 개국하면서 MBC와 KBS의 유명 개그맨들을 대거 영입한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앞으로 수많은 이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파격적인 대우는 소수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큰 만큼 회의적인 시각도 보이고 있다.

지상파 방송국 드라마에 쉼 없이 출연하는 연기파 배우 A씨 측은 “종편은 남의 나라 얘기”라며 “특별히 섭외가 들어온 적도 없고, 내 주위에서는 그냥 ‘그들만의 리그’로 본다. 유명 PD와 톱스타들이 거론되는 것을 보고는 ‘종편을 하긴 하는 구나’하는 정도”라고 말해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한 방송작가도 “모 케이블채널에서는 처음에 편당 1억 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해서 야심차게 프로그램 만들다 망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며 “시행착오를 거쳐서 지금은 안정적인 시청률을 올리고 있지만, 대다수의 케이블채널들이 몇 년간 실적을 올리지 못했던 것처럼 종편 또한 비슷한 과정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다들 크게 기대 안하는 분위기”고 말했다.

또한 제작에 관한 미검증과 과도한 보이기식 경쟁에 대한 우려도 높다. 한 방송 관계자는 “화려해 보이는 것과는 달리, 향후 오히려 ‘제살 파먹기’식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방송이 뭔지도 모르면서 무턱대고 뛰어들어 가격만 올려놓을지, 혹은 반대로 임금 수준만 낮추건 아닐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상파 방송에 맞는 제작 시스템을 온전히 갖추기 힘들기 때문에 거의 아웃소싱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Ki-Z는 쿠키뉴스에서 한 주간 연예/문화 이슈를 정리하는 주말 웹진으로 Kuki-Zoom의 약자입니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