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방송진단] MBC ‘엄홍길 바다로 가다’, 3D인데 어떻게 방영할 방법이 없네

[Ki-Z 방송진단] MBC ‘엄홍길 바다로 가다’, 3D인데 어떻게 방영할 방법이 없네

기사승인 2011-08-13 13:24:00

[쿠키 연예] MBC 해양다큐 ‘엄홍길 바다로 가다’가 창사50주년 특별기획으로 11일 방송됐다.

‘엄홍길 바다로 가다’는 산악인 엄홍길의 눈을 통해 기후 변화가 끼친 한반도 바다의 변화 현장 아름다운 한국 수중 생태계 및 기후 변화를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의지를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산악인 엄홍길은 바다와의 깊은 인연으로 이번 다큐멘터리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방송센터에서 열린 ‘엄홍길 바다로 간다’ 간담회에서 “해군 출신이며 UDT에 있으면서 6개월간 제주도에서 훈련을 한 바 있다”며 “제주도에서 아름다운 바다를 접했고,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깊은 바다 속 생태계에 큰 감동을 받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촬영지역은 동해안과 남해안, 제주도 및 히말라야 일대다. 동해의 선박 레이스와 역동적인 대왕문어의 춤사위, 제주 산호 밭의 흰동가리와 말미잘의 공생관계, 히말라야의 변화 및 남해안 참다랑어 양식을 비롯한 기후 변화의 대안 등을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간 촬영하며 담아냈다. 최근 동해 심해의 평균 수온이 10도 급락하는 등 바다의 큰 변화가 발생하는 생태계의 심각성을 알리는 내용이다.

MBC 크리에이티브센터의 박정근 부장은 “눈이 아프다는 지적이 있어서 튀어나온 입체 3D를 오히려 안쪽으로 집어넣었다”며 “깜짝 놀랄 만한 튀어나오는 장면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았다. 촬영감독인 손인식 부장은 이번 촬영에서 놀라운 경험을 했다. 그는 “제주도에서 돌고래를 촬영하는데, 첫 날 돌고래들의 움직임이 이상했다”라며 “다음 날 일본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동물들은 인간이 감지할 수 없는 자연 재해를 미리 인지한다는 것을 몸소 경험해 신기했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기획에 들어간 이번 작품은 지난해 5월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갔다. 이 다큐멘터리는 MBC가 자체 개발한 장비로 3D로 촬영했지만, 방송은 2D로 전파를 탔다. 제작 관계자는 “한반도 바다의 빠른 조류와 혼탁한 시야, 열악한 수중 촬영 조건에 적합한 소형 수직·수평 Rig(카메라 2대를 동시 구동시키는 장치), 수중 3D카메라 하우징, 3D 접사 촬영장비 등 특수 장비를 개발해 자연 다큐멘터리 촬영에 성공했다”며 “아직 3D 수신 환경이 구축돼 있지 않아 시청자들은 2D로만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부분에 많은 의문이 제기됐다. 3D로 방영이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굳이 촬영을 진행한 까닭은 무엇일까. 방송 관계자는 “앞으로 있을 3D 제작을 미리 경험하고 기기들을 개발하고 준비하는 단계를 염두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2008년 방송된 MBC ‘북극의 눈물’로 대작 다큐멘터리 제작 열기가 촉발된 만큼 MBC의 다큐멘터리에 대한 자존심”이라며 “3D로 먼저 촬영을 했다는 자부심과 함께 미리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을 자체적으로 높이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 방송국 관계자는 “3D로는 전파를 타지도 못하는데 3D로 촬영했다고 자랑하는 것은 아이러니”라며 “이미 많은 방송사에서 3D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며 의견의 차이를 보였다. 이것은 앞으로 다가올 3D에 대한 방송사들의 경쟁을 예고하는 단면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엄홍길 바다로 가다’는 이미 브라질에 판권이 판매되는 등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제작진은 추후 별도의 3D 채널을 통해 3D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며 극장 개봉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브라질을 비롯해 해외에서 관심을 보임에 따라 해외 판매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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