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 소재 한 여자 대학이 앞으로 있을 축제에서 남자 대학생을 상대로 ‘노예팅’을 개최한다는 소식이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노예팅’이란 남성(혹은 여성)이 이성의 노예가 돼 하루를 같이 보낸다는 뜻의 신조어다. 온라인 게시판을 중심으로 ‘A여대 노예팅’에 대해 비난이 거세지자, 해당 이벤트를 기획한 대학 총학생회는 노예팅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애초부터 어이없는 발상이었다”며 비판하고 있다.
A대학의 노예팅 이벤트는 최근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 때문에 알려졌다. 한 네티즌은 곧 있을 A대학 축제에서 황당한 이벤트가 열릴 예정이라며 A대학 인근 대학에서 촬영한 공지문을 올렸다. 공지문에는 “여자 친구를 만들 기회를 찾는 분, 여대 축제를 함께 즐기고 싶은 분, 예쁜 A여대학생들의 하루동안 펫(애완동물)이 되고 싶은 분은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양식에 맞춰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적혀있었다.
이 네티즌은 공지문과 더불어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노예팅 신청서 양식도 함께 첨부했다. 신청서에 따르면 남자 대학생들은 신청 양식에 얼굴 사진을 첨부하고 키와 몸무게 등 신체 사이즈를 적어내야 한다. 그리고 행사 당일 무대 위에서 어떤 장기자랑을 할지 구체적으로 밝혀야한다.
온라인으로 퍼지고 있는 사진을 통해 해당 행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노예팅’이라는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한 것이 문제라며 “남자들이 여성을 상대로 비슷한 행사를 개최했다면 성희롱으로 고소됐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 키와 몸무게 등 외적 요소를 명기하라고 적어놓은 항목은 ‘역(逆) 성상품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들도 온라인 게시판에서 “황당한 이벤트”라며 비난을 이어갔다.
하지만 일부는 “이전에도 대학 축제에서 비슷한 행사가 많이 이뤄졌다. 재미삼아 하는 것이지 정색하고 볼 사안은 아니다”며 두둔하기도 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축제 일정 등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도 “해당 이벤트를 없애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사진을 접하지 못했다”면서도 온라인 여론이 좋지 않아 해당 이벤트가 폐지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