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중간 투입…이제는 조연 아닌 구원투수

드라마 중간 투입…이제는 조연 아닌 구원투수

기사승인 2011-08-25 14:03:00

[쿠키 연예] 과거에는 카메오로 출연하거나 아역 배우가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주인공이 중간에 투입되는 일은 흔치 않았다. 최근에는 이러한 경향이 흐려지며 점점 드라마 중반에 중요한 인물로 출연하는 일이 늘고 있다.

때로는 다른 주연배우들이 참여하는 포스터 촬영은 물론 제작발표회 등 공식적인 행사에 동참하지 못해 존재감을 잃기 쉽지만, 드라마 중간에 투입돼 의외로 극적인 긴장감을 형성하며 시청률 상승에 기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시청률이 저조한 경우 분위기 반전을 위한 전략으로도 중간 투입이 각광받는 요즘이다.

SBS 주말드라마 ‘내 사랑 내 곁에’에 출연하는 전혜빈은 8회부터 등장했다. 극중 온주완의 아내이자 자기주장이 강하고 자존심이 센 조윤정 역을 맡았다. 철없던 어린 날 온주완에게 호감을 느껴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가 결혼에 골인하는 당찬 여자다. 초반에는 남편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을 보여주지만 남편이 첫사랑 미솔(이소연) 때문에 방황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외로움을 느끼고 방황하는 인물이다. 전혜빈의 등장으로 질투와 복수가 펼쳐지고 극의 긴장감을 형성하며 시청률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드라마는 네 주인공인 이소연과 이재윤, 온주완, 전혜빈의 구도가 형성되며 6월부터 7.3%에서 8.9%, 9.2%, 10.8% 순으로 시청률이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15%를 넘으며 최고를 기록해 20%의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특히 전혜빈은 극중 미솔을 괴롭히는 악역으로 출연해 시청자들의 원성을 받으면서도 시청률 상승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상황이다. 전혜빈은 지난 23일 오후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열린 ‘내 사랑 내 곁에’ 기자간담회에서 “중간부터 참여해 포스터에 얼굴도 나오지 않았다. 중간에 갑자기 등장해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시청률이 잘 나와 너무 다행이다”라며 “극중 이소연을 괴롭히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그런 (독한) 성격이 아니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며 웃으며 말했다.

배우 김뢰하와 추소영은 KBS 수목드라마 ‘공주의 남자’의 지난 24일 방송인 11회부터 중간 투입돼 힘을 보탰다. 한때 ‘김뢰하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다 성공한다’는 말이 돌 정도로 조연으로서의 큰 존재감을 드러내 온 김뢰하는 마포나루의 유곽 빙옥관의 두목으로 승유(박시후)와 배 위에서 만나 이후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조석주 역을 맡았다. 삶의 의욕마저 잃은 승유의 남은 힘을 끌어올려주는 조력자다. 추소영은 빙옥관을 경영하는 수완가이면서 조석주를 사랑하는 초희 역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이 외에도 승유와 석주가 도모하는 새 조직의 핵심 일원인 전노걸 역에 윤종화가 투입되면서 본격적인 2막을 맞았다.

CF를 통해 ‘맷돌남’이라는 별명을 얻은 배우 박기웅은 지난해 KBS 드라마 ‘추노’에 중간 투입돼, 노비패의 구원자로 첫 등장해 짧지만 임팩트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박기웅이 맡은 배역 ‘그분’은 이름대로 신비에 쌓인 인물로, 노비패들이 ‘구원자’라고 칭송해왔던 인물. 등장 이전부터 배우들의 ‘그분’에 대한 언급으로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그러나 드라마 중간 투입은 배우들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극중 사건 전개는 이미 진행되고 있고, 기존의 캐릭터들은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을 때 드라마는 힘이 떨어져 중간에 투입된 이들에게 구원투수의 역할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자칫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지 못하면 캐릭터가 등장한 이유와 목적을 전하지도 못한 채 ‘병풍’으로 끝날 수도 있는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중간 투입이 매력적인 것은 기대 이상의 수확을 거두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지난 2009년 MBC 드라마 ‘선덕여왕’이 그 시초다. 배우 김남길은 ‘선덕여왕’에 중간 투입되며 ‘비밀병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김남길은 임팩트 있는 등장과 극의 흐름을 뒤바꾸는 역할로 존재감을 부각시키며 데뷔 이래 가장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과거에는 처음부터 함께 참여하지 않으면 주연이라는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아 다들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다르다”라며 “오히려 초반에 톱스타들에 묻혀 주목을 받지 못할 바에야 중간에 투입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다. 존재감이 크게 느껴지는 분위기라 개의치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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