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방송진단] MBC 라디오 DJ 교체 ‘헤프닝’…윤도현·주병진 모두 피해자

[Ki-Z 방송진단] MBC 라디오 DJ 교체 ‘헤프닝’…윤도현·주병진 모두 피해자

기사승인 2011-10-01 13:46:00

[쿠키 연예] 윤도현은 오랫동안 진행하고 싶었던 라디오 DJ 자리에서 일방적인 하차 통보를 받았고, 주병진은 남을 밀어내고 프로그램을 꿰차려던 욕심쟁이로 비춰졌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사람은 이번 MBC 라디오 교체 헤프닝의 피해자다.

앞서 MBC는 지난 27일 주병진이 윤도현의 바통을 이어 다음 달 말부터 ‘두시의 데이트’를 진행한다고 발표했으나, 윤도현은 이에 대해 “자진 하차가 아닌 일방적인 통보였다”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상황이 바로 지금 인 것 같다. 자존감에 상처를 입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한 바 있다.

윤도현은 지난 2000년 11월부터 2003년 4월까지 ‘두시의 데이트’를 통해 DJ로 첫발을 내딛었고, 7년이 지난 지난 2010년 10월 다시 ‘두시의 데이트’로 돌아와 지난 1년여간 방송을 진행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당시 제작진들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윤도현이 DJ 직을 고사하다고 마지막에 어렵게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도현의 강도 높은 비판에 주병진은 윤도현의 뒤를 이어 ‘두시의 데이트’ 후임 DJ가 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DJ를 고사했다. 주병진은 새로운 TV프로그램 기획에 대한 협의를 하던 중 최근 ‘두시의 데이트’ 진행자 선정에 대한 보도를 접하게 됐고,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대로 방송에 복귀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병진은 “이 상태로는 행복한 방송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이 되어 ‘두시의 데이트’ 진행에 대한 욕심이 없음을 방송사 측에 명확히 전달했다”며 “앞으로 방송 활동을 원하시는 여러분들에게 좀 더 완벽한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최근 방송 활동 복귀에 대해 저도 인지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는 상황이 당황스럽고 의도와 다르게 논란이 생겨 안타깝기 그지 없다”며 “듣는 사람도 행복하고 진행하는 사람도 행복한 방송을 하고 싶은데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생겨나는 상황에서 방송을 진행할 생각이 전혀 없다. 본의 아니게 피해를 받은 방송 관계자 분들께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1977년 MBC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한 뒤 ‘일요일 일요일 밤에’ ‘주병진의 나이트 쇼’ 등을 진행한 당대 최고의 ‘국민 MC’로 각광받았던 주병진은 사업가로 새 인생을 살며 14년간 TV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최근 ‘무릎팍 도사’에 출연하며 방송에 복귀했다.

긴 세월 침묵을 지켰던 주병진은 첫 복귀작이 논란에 휩싸이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고민 끝에 결정했던 컴백의 시작이 이렇게 새로운 논란을 불러올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뜻의 감탄고토, 스스로 행한 행동이 결국에 가서는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 자충수가 떠오르는 MBC의 풍경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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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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