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성훈 “첫 솔로 앨범, 화려하진 않은 인생의 희노애락 담았죠”

[쿠키 人터뷰] 성훈 “첫 솔로 앨범, 화려하진 않은 인생의 희노애락 담았죠”

기사승인 2011-10-17 17:09:01

[쿠키 연예] 가요계의 많은 그룹은 ‘따로 또 같이’ 활동을 병행한다. 그룹의 멤버로서 활동을 하다가도 개인 활동을 하며 숨겨 온 역량을 마음껏 펼쳐 보이기도 한다.

보컬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막내 성훈(31)의 첫 정규 솔로 앨범이 특별한 것은, 처음으로 음악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동시에 대중에게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분명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데뷔 8년 만에 성훈이 선보인 첫 정규 앨범의 타이틀은 ‘리릭스 위드인 마이 스토리(Lyrics Within My Story)’다. 음악과 함께해 온 스스로의 삶을 뒤돌아보며 자신의 음악적 열정을 무려 17트랙에 차곡차곡 담아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성훈은 오래된 일기를 펼치듯 10년 넘게 이어온 자신의 음악 인생을 꺼내 보였고, 가수로서의 삶과 음악에 대한 생각을 소소히 드러냈다.

“서른을 넘어 첫 솔로 앨범을 낸 만큼 뒤늦게 데뷔하는 기분이에요. 20대 때 앨범을 냈다면 대중적인 곡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더 화려했겠죠. 이번 앨범은 ‘나는 노래하는 사람이다’라는 것에 중점을 뒀어요. 서른이 넘으면 인생의 통찰력도 생기고 20대와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되죠. 나이가 들수록 대화는 많이 하지만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어요. 인생이라는 것이 이렇게 힘들구나, 싶은 시점이기도 하죠.”

이번 앨범은 성훈이 자신의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만든 자서전과 같은 맥락이다. 자신의 성장 과정과 경험을 앨범에 녹여냈고, 인생에 대한 허무함과 관계에 대한 쓸쓸함도 엿보인다. 무엇보다 보컬로서의 역량을 한껏 드러냈다. 성훈이 처음 음악에 발을 들인 것인 우연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음악 선생님이 저에게 스티비원더 CD를 선물해주셨어요. 저와 어울릴 것 같다고요. 대중들이 저에게 기대하는 보이스는 짙은 재즈와 블루스가 많아요. 앨범 초반에는 그런 부분을 부응하기 위해 노래를 배치했어요. 하지만 너무 개성 강한 보컬은 시간이 지날수록 빨리 질리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파이 먹을 때 처음엔 좋지만, 나중에는 너무 달아서 못 먹는 것처럼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는 저의 개성을 희석을 시켜 발라드 음악이나 R&B 등을 담았어요. 다양하게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타이틀곡은 ‘메리 미(Marry me)’다. 결혼 시즌은 가을에 어울리는 곡이다. 그는 “결혼을 하고 싶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며 “저와 같은 심정인 분들은 노래를 들으면서 위안을 얻으셨음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타이틀곡 외에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어 송 포 유(A song for you)’다. 성훈은 “내 음악적 색깔이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어릴 때부터 음악에 관심을 보인 성훈의 부모님은 그가 커서 성악가가 되길 바랐다. 혹은 정명훈 같은 지휘자나 백건우 같은 피아니스트가 바랐지만, 그는 과감히 실용음악과를 택했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음악을 하는 것에 큰 가치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를 일으키는 아들은 아니었다. 공부를 잘하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은 남달라 피아노만 한 대 있으면 5시간 동안 빠져 있기도 했다.

“10년 전만해도 실용음악과는 생소했어요. 특히 부모님 세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과이기도 했죠. 처음에는 반대를 하셨지만 이후에는 제가 걸어가는 길에 정말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어요. 아버지는 지휘를 하셨고 어머니는 합창단 출신이시고 교회에서 반주도 하셔서 음악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죠.”

같은 멤버인 나얼과 정엽, 영준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음원이 공개되기 전부터 나얼과 정엽은 팀의 막내 성훈의 첫 솔로앨범을 축하하기 위해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남기는 의리를 보였다. 나얼은 “오늘 자정 드디어 브라운아이드소울 막내 성훈이의 솔로 앨범 중 한 곡이 먼저 선공개 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우리 훈이 많이 사랑해주세요”라는 글을 게재했고, 정엽은 “멤버들도 기대하는 브라운아이드소울 막내 성훈이의 음원공개! 함께 기대하고 들어봐요 우리! 자정에 공개됩니다 1등은 성훈이 꺼”라며 응원했다.

“내년에는 그룹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저희 팀에는 법칙이 하나 있어요. 한 명이라도 ‘No’라고 하면 절대로 안 해요. 10년을 지켜온 무기죠. 막내이기 때문에, 리더이기 때문에 그런 건 없어요. 음악에 있어서는 네 명 다 오케이 했을 때만이 가능해요. 저희 팀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랄까요.”

성훈에게는 서른한 살의 솔로 데뷔 앨범이 그 어떠한 명성이나 가치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룹에서 솔로로, 마니아층에서 대중에게로 한 걸음 다가가기 위한 매개체이자 소통의 창구다.


“이번 음반을 통해 대중들이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저에게는 이런 일들이 있었고, 이러한 감정을 느꼈고 이렇게 외로웠어요. 제 노래를 들으면 본인만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들 거예요. 위안과 설렘, 추억이 됐으면 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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