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아 컴백작 ‘나도, 꽃!’이 극복해야 할 3가지 과제

이지아 컴백작 ‘나도, 꽃!’이 극복해야 할 3가지 과제

기사승인 2011-11-03 08:00:01

[쿠키 연예] 이지아의 컴백작으로 세간에 화제가 된 MBC 새 수목드라마 ‘나도, 꽃!’이 오는 9일 첫선을 보인다.

드라마가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지난 2005년 현빈·김선아 주연의 인기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50%의 시청률을 넘겼던 김도우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이 가장 크다.
‘삼순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만큼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와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대사로 ‘제2의 삼순이’를 탄생시킬지에 대한 기대다.

‘나도, 꽃!’은 명품샵 오너와 주차 요원의 두 가지 삶을 사는 성실하고 건장한 청년 서재희(윤시윤)와 괴팍한 성격의 여순경 차봉선(이지아)과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알콩달콩한 사랑을 키워나가는 내용을 그린다. 이 드라마는 무엇보다 지난 4월 서태지를 상대로 50억 원 대의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낸 사실이 세간에 알려진 이후 별다른 활동 없이 지내 왔던 이지아가 출연한다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아 보인다. 이미 선전 중인 ‘뿌리깊은 나무’와 ‘영광의 재인’ 등과 경쟁을 해야 하고, 여주인공 이지아에 대한 호불호가 시청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도 있다. 남주인공은 첫 촬영장에서 부상당한 김재원 대신 윤시윤으로 급 변경돼 촬영 일정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 불리한 대진운…이러다 제2의 ‘지고는 못살아’ 될라

‘나도, 꽃!’의 대진운은 그리 밝지 못하다. 같은 시간대에 SBS의 ‘뿌리깊은 나무’와 KBS의 ‘영광의 재인’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뿌리깊은 나무’는 18.3%(TNmS 제공)의 시청률을 올리며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고 ‘영광의 재인’ 또한 입소문을 타며 12.3%의 시청률을 기록, ‘뿌리깊은 나무’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뿌리깊은 나무’는 한글창제를 둘러싼 비밀을 그린 사극으로, 조선의 제4대 임금인 세종의 시대를 새롭게 재해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집현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한석규와 장혁과 신세경 등의 뛰어나 연기력 또한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내 이름은 김탁구’(이하 ‘김탁구’)의 제작진이 다시 한 번 뭉친 ‘영광의 재인’은 야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상처 많은 주인공들이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고 성공에 이르는 고군분투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연출을 맡은 이정섭 PD의 예상대로 홈런까지는 아니지만 안타의 선전을 보이고 있다. ‘김탁구’에서 선보였던 따뜻한 가족의 모습은 그대로이지만, ‘빵’ 대신 ‘야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각자의 상처를 극복하고 성공에 이르는 과정을 그려냈다.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지고는 못살아’가 시청률 한자릿수를 맴돌며 고전했고, 이번 ‘나도, 꽃!’ 또한 타사보다 늦게 출발한다는 점에서 일단 시청자 확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고는 못살아’는 한류스타 최지우와 윤상현을 내세웠지만, 로맨스 사극의 새 장을 열었던 KBS ‘공주의 남자’와 신선하고 유쾌했던 SBS ‘보스를 지켜라’의 벽을 넘지 못하고 6%라는 비극적인 시청률로 막을 내려야 했다.

‘나도, 꽃!’도 전작 ‘지고는 못살아’와 다소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남은 것은 드라마가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느냐의 문제다. ‘나도, 꽃!’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단순하다. 여주인공 이지아는 팥쥐를 연상시킬 만큼 심통 많고 우악스럽지만, 알고 보면 어수룩한 인간미가 있는 전형적인 ‘캔디’ 캐릭터다. 힘든 환경이지만 뭐든 꿋꿋하게 헤쳐나가고, 예상대로 결국 부잣집 남자와 인연을 맺게 된다.

그러나 MBC는 차승원·공효진의 ‘최고의 사랑’의 뒤를 잇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가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는 지난 6월 종영한 ‘최고의 사랑’ 이후 ‘넌 내게 반했어’와 ‘지고는 못살아’가 부진하면서 줄줄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번 ‘나도, 꽃!’으로 반전을 노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 이지아는 ‘양날의 검’…캐릭터 몰입 방해할 수도

‘이지아’라는 카드는 ‘양날의 검’이다. 약이 될 수 있지만 독이 될 가능성도 있다. 서태지와 이지아의 비밀 결혼과 이혼 소식은 올해 최고의 이슈였다. 두 사람이 이혼과정에서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14년간 부부였음을 감춰왔다는 사실은 충격을 더했다.
하지만 이지아는 당시 정우성과 공식 연인 사이였던 터라 뒷말은 무성했고, 50억 원대 재산분할 및 위자료 소송을 제기해 서태지와 공방전과 격한 감정대립을 보이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지아가 너무 빠른 컴백을 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지아의 복귀가 알려지자 곱지 않게 보는 이들과 그의 컴백을 반가워하는 측이 비난과 응원으로 대립된 양상을 보인 바 있다.

31일 제작발표회에서 첫 공개된 ‘나도, 꽃!’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이지아는 불의를 참지 못하는 다소 괴팍한 여순경 차봉선으로 분했다. 툭툭 내뱉는 말투와 솔직한 것이 매력인 차봉선은 이지아의 전작 ‘베토벤 바이러스’의 두루미나 ‘스타일’의 이서정을 연상케 한다. 이지아가 기존에 맡았던 캐릭터와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시청자들이 예전처럼 드라마의 캐릭터를 이지아라는 배우에 투영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지난 6개월간 이지아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는 본인뿐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크게 각인된 상황이다. 소송 당시 ‘서태지의 숨겨진 아내로 살기 힘들고 외로웠다’고 토로했던 이지아는 이제 혼자만의 비밀을 안고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벽을 허물고 다가갈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최근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모든 오명을 다 벗고 나 자신으로 돌아온 것아 기쁘다”고 했다.

하지만 이지아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 누리꾼은 “일관되게 ‘힘들고 외로웠다’며 피해자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한국에서 소송을 걸었으면서 ‘세간에 알려질 것을 몰랐다’는 것도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50억 원의 피소를 당한 서태지가 피해자이면 피해자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극중 발랄하고 씩씩한 ‘캔디’ 캐릭터로 출연하는 이지아의 연기가 시청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서태지와의 소송 사건이 너무 강렬했던 터라, 이지아만 보면 자연스럽게 서태지가 떠오른다”라며 “아마 시청자들도 드라마에 캐릭터에 제대로 집중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아의 컴백작이라는 화제성으로 초반 시청률은 기대해볼 만하지만 작품으로 봤을 때 승산이 있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 배우 교체 그리고 미뤄진 첫 방송…초기부터 ‘삐그덕’

‘나도, 꽃!’은 김재원의 중도 하차로 곤욕을 겪었다. 김재원은 지난달 4일 촬영 도중, 타고 있던 오토바이가 넘어지는 사고를 당해 응급실에 후송된 후 정밀 진단을 받았다. 오래전부터 습관성 어깨 탈골을 앓고 있던 김재원은 최종적으로 이번 드라마 촬영을 이어가기 힘들다고 판단, 중도 하차를 결정했다.

김재원의 후임으로 윤시윤이 합류하게 됐지만 갑작스러운 주인공 교체로 인해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에게 혼란이 생긴 것은 물론, 뒤늦게 합류한 윤시윤에게는 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시윤은 “더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김재원이) 촬영 전 많이 준비했다고 들었다. 내가 그분보다 잘할 수 없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공교롭게도 윤시윤은 자신을 주연배우로 성장하게 해준 전작 ‘김탁구’ 팀과 대결을 벌이게 됐다. 그는 “‘김탁구’ 때와 달라진 건 없다. 여전히 긴장해야 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며 “‘김탁구’ 때는 현장에서 내가 모든 걸 다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해보니 그게 아니더라. 내가 오히려 힘이 들어가 있으면 좋지 않은 것 같다. 더욱 책임감이 느껴진다. 부끄럽지 않도록 촬영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주인공 교체뿐 아니라 첫 방송도 갑작스럽게 미뤄졌다. 첫 방송 예정일이 2일에서 9일로 연기됐고, 지난해 전파를 탔던 단막극 두 편 ‘도시락’과 ‘사랑을 가르쳐 드립니다’가 각각 2일과 3일에 ‘나도, 꽃!’의 공백을 메우게 됐다. 김진만 CP는 제작발표회에서 “완성도 높은 작품을 위해 편집 시간이 더 필요하다 판단하에 첫 방송 일자가 2일에서 9일로 변경됐다”라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고동선 PD는 방송 분량 편집 문제로 제작발표회에 참석도 못했다.

방송을 이틀 앞두고 급작스럽게 방송이 일주일 연기되는 것은 이례적인 경우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의 스케쥴이다.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한 주를 미뤘다고 해서 안정적인 촬영분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른바 ‘한예슬 사태’를 낳은 이후 졸속 드라마 제작 시스템에 대한 변화를 모색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지 불과 몇 개월이 지나지 않은 이 시점에서, 또다시 ‘생방송 드라마’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말 많고 탈 많은 ‘나도, 꽃!’이 이러한 여건을 딛고 수목극 강자로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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