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리뷰 굿&배드] 연극 ‘십이야’

[Ki-Z 리뷰 굿&배드] 연극 ‘십이야’

기사승인 2011-11-12 13:03:00

[쿠키 문화] “남자들만 나오는 러브스토리, 그런데 사랑스럽다”

[줄거리] 일란성 쌍둥이 남매 홍가시(바이올라)와 청가시(세바스찬)을 태운 배가 풍랑을 만나 헤어지게 되고 둘은 각각 다른 섬에 표류하게 된다. 홍가시는 남장을 하고 산자고(오시노 공작)의 시중이 된다. 섬초롱(올리비아)을 열렬히 짝사랑하는 낭만주의자 산자고는 자신의 사랑을 전하는 전령사로 홍가시를 섬초롱에게 보내고, 오빠를 잃은 슬픔 때문에 누구의 사랑도 받아들이지 않던 섬초롱은 첫 눈에 홍가시에게 반해 구애를 한다. 남장 시중으로 산자고를 짝사랑하는 홍가시는 산자고에게 사랑을 줄 수도, 섬초롱의 사랑을 받을 수도 없이 괴로워 한다. 이렇게 세 사람의 사랑이 얽히는 가운데, 술과 장난을 좋아하는 섬초롱의 삼촌 맥문아재비(토비 경)는 섬초롱을 흠모하는 순준한 물주 패랭이(앤드류 경)과 유모 비수리(마리아), 하인 구술붕이(페이비안)과 함께 거만한 집사 쑥부쟁이(말볼리오)를 골탕 먹인다. 이때 홍가시의 오빠 청가시까지 나타나 상황을 꼬여만 간다.

[Good] 연극 ‘십이야’는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 ‘십이야’를 한국 전통 마당놀이로 바꿔 올린 공연이다. 독특한 것은 등장하는 인물 11명 모두가 남자다. 남장여자도 남자고, 하녀도 남자다. 그런데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넓은 무대 위에서 남자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역동성은 그 어느 연극보다 뛰어나다. 오렌지색 무대는 이들의 역량을 십분 끌어올린다. 또 남자들이 꾸미는 러브스토리지만, 그 어느 멜로 연극보다 더 사랑스럽게 표현된다.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모습도 이 연극의 장점이다. 단순히 조용히 보는 것만 아닌, 관객 전체가 연극의 한 역할을 맡게 된다. 참기 힘든 웃음을 한꺼번에 폭발시키다가, 그 웃음 한가운데 자신도 들어가 있음을 바로 느끼게 된다. ‘십이야’는 크리스마스부터 12일째 해당되는 1월 6일을 의미한다.

[Bad] 어느 정도 미리 스토리를 알고 가야 한다. 11명의 등장인물들을 차근차근 알아가기에는 연극의 러닝타임이 그다지 길지 않다. 또 들꽃 이름으로 등장이름들의 이름을 설정한 것도 다소 어색할 수도 있다. 미리 공부하지 않으면, 웃기되 친절하지 않은 연극으로 다가올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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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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