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건강’이다. 그러나 막상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하는 신체 부분 중 하나가 고관절이다.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은 “고관절 질환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통증이 있더라도 방치하거나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공고관절수술이 늘어나면서 수술법과 부작용 방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2009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집계에 따르면 국내 고관절 수술건수는 4년 새 약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릐고관절 재수술 원인 1위 ‘탈구’, 최소화가 수술 핵심= 고관절 질환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운동이나 물리치료 등을 실시한다. 하지만 효과가 없는 경우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이러한 치료들에도 호전이 없으면 인공고관절수술을 하게 된다.
모든 수술이 그렇지만 인공고관절수술의 핵심도 수술의 부작용을 줄이는 데 있다. 2009년 미국 정형외과학 분야 학술지인 ‘The Journal of Bone & Joint Surgery(JBJS)’ 통계 자료에 따르면 미국 고관절 재수술 원인 1위는 탈구였다. 탈구는 전체 재수술 환자의 22.5%로 전체 5만1345건의 인공고관절수술 중 ‘탈구’로 인한 재수술이 1560건을 차지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탈구’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인공고관절 수술의 성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과거에는 탈구율을 줄이기 위해 큰 대퇴골두(넓적다리뼈머리) 기구를 사용하거나 연부조직봉합 방법을 개선하는 등 여러 노력들이 있었지만 탈구를 최소화하는 데 효과적이지 못했다. 때문에 최근에는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최소절개술’을 통해 탈구의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 송 원장은 “재수술은 1차 수술보다 더 어렵고 합병증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재수술을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좋은 방법”이라며 “최소절개술을 통해 부작용과 합병증으로 인한 재수술이 줄어들고 재활 기간도 짧아져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릐근육-힘줄 보존 수술법으로 탈구 발생 감소 효과= 최근 가장 많이 시행되는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인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최소절개술’은 기존 15~20㎝였던 절개 부위를 8~10㎝로 최소화해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최신 수술법으로 합병증과 부작용 위험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가장 큰 장점은 탈구 예방 효과다. 수술 시 근육과 인대를 보존했기 때문에 수술 이후에도 삽입한 인공관절을 근육과 인대가 안정적으로 지지해 탈구율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최소절개술’의 또다른 장점은 조기 재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근육과 힘줄을 보존했기 때문에 빠른 재활 치료를 시작할 수 있고 일상으로의 복귀 시간도 짧아졌다. 조기 보행은 운동 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수술부위의 연부조직 유착을 막아 관절의 유연성과 굴곡 각도를 증가시켜 준다. 일반적인 직장인이라면 2~3주 가량의 재활 치료 이후 출근이 가능하다.
인공고관절수술 이후 환자들이 가장 만족하는 점은 통증으로부터의 해방이다. 또한 고관절 질환으로 달라졌던 다리 길이가 수술 이후에는 같아지기 때문에 절뚝거리지 않고 똑바로 걸을 수 있다. 양반다리 등 한국 좌식생활도 무리 없이 가능하다. 송 원장은 “인공고관절수술 후 등산, 골프, 자전거타기, 수영 등 대부분의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다”며 “수술 후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병원을 찾아 꾸준하게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송 원장은 “활동의 제약은 없지만 너무 무리한 운동은 자칫 탈구의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과격한 운동은 전문의와 상담 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다리 꼬고 앉을 때 통증 있다면 고관절 질환 의심= 고관절 질환은 대부분 잘 몰라 무심히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고관절 질환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와 ‘퇴행성 고관절염’이다.
고관절 질환의 다수를 차지하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뼈에 혈액공급이 되지 않아 뼈가 괴사하는 병으로 2006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전체 엉덩이 인공관절 수술 5700여 건 중 53%를 차지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다. 특히 한국에서의 발병률이 높은 편인데 웰튼병원에 따르면 노인성 골절을 제외한 인공고관절수술 환자 중 30~60대가 전체의 8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행성 고관절염 역시 노화과정을 거치면서 나타나는 질병으로 조기 발견이 어려워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비만이나 과도한 약물 사용 등으로 많이 발생하며 고령 환자들에게 주로 나타난다.
고관절 질환은 연령과 상관없이 다양한 이유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송 원장은 “고관절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양반다리 또는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가 어렵다”며 “이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