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치아 가운데 특히 어금니는 작게 보면 음식을 씹는 기능을 주로 하지만, 크게 보자면 사람의 전반적인 건강에도 영향을 끼친다.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치아 건강은 구미 선진국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민구강보건평가에 따르면 60세가 되면 전체 치아의 절반을 상실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70세 이상 고령에서 위·아래 치아가 모두 남아 있는 경우는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4명 중 1명은 치아가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금니가 없을 경우 전신 건강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어금니의 저작운동(씹는 운동)은 우리 몸의 에너지원을 위한 영양 섭취, 소화기능부터 뇌 건강, 두뇌개발, 전신 운동능력, 치매 등에 이르기까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어금니로 잘 씹는 것이 노인들의 치매를 예방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일본의 한 연구에서 노인들이 덜 씹을수록 단기 기억력이 저하됨을 확인했으며 의학교과서에서는 치아결손, 즉 씹는 운동을 오랫동안 하지 않는 것을 알츠하이머 등 노인성 치매의 위험 인자 중 하나로 꼽는다.
상실된 어금니를 방치할 경우 뒷 치아가 앞으로 쓰러지거나 맞닿는 치아가 빈 공간으로 내려오는 등 치열의 붕괴를 야기한다. 전체적 건강 면에서 볼 때 이는 결국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진다. 음식은 0.2mm 이하로 잘게 씹지 않으면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는 속 쓰림 증상 등을 낳기도 한다. 또한 씹는 운동이 여의치 못하면 타액(침) 분비가 적어져 각종 소화 효소가 부족해진다.
즉 어금니가 없어 잘 씹지 못하게 되면 분쇄가 잘 되지 않은 채 삼키게 되는데, 대충 넘긴 음식물은 소화기관에 부담이 되어 속쓰림, 위염, 십이지장궤양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닥터홍치과 홍순재 원장은 “이런 속쓰림 증상은 어금니를 해 넣고 저작 기능이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을 종종 보아왔다”며 어금니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예전에는 치아가 없는 경우 틀니나 인접 치아를 삭제해서 빠진 치아를 해 넣는 브릿지 시술을 주로 했지만 빠진 치아를 대체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 홍 원장은 “틀니의 경우 자연치아 저작기능의 20% 밖에 되지 않아 저작에 불편함이 많았던 반면, 상실된 치아의 잇몸뼈에 인공치아를 심고 치아를 복원하는 시술인 임플란트는 기능적으로나, 외관상으로 자연치아와 매우 유사한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씹는 맛을 평생 즐기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치아와 잇몸 관리가 중요하다. 평소 칫솔질에 신경을 쓰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 잇몸은 칫솔의 자극으로 혈액 순환이 활발하게 될 경우 더욱 좋아진다. 자주 검진을 못 받더라도 최소 1년에 한번은 전반적인 구강 검진을 통해 치아 문제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과일 또는 채소에 들어있는 비타민과 섬유소 등을 자주 섭취하면 피부와 잇몸의 건강뿐 아니라 구강 내 자정작용에 도움을 준다.
사진 제공=닥터홍치과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일 기자 ivemic@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