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보양식 습관 잔재 때문… 영양과잉시대, 두릅·냉이·달래 등 제철나물 봄철 보양식으로 제격
[쿠키 건강]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8명은 봄철 보양식으로 ‘고기류’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소리청한의원은 직장인 126명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봄철 보양식’을 조사한 결과, 삼계탕 58%(73명), 영양탕(개고기) 21%(27명), 추어탕 10%(12명), 장어 6%(8명), 봄나물 5%(6명) 순으로 답해 무려 79%(100명)가 육류를 보양식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대해 변재석 마포소리청한의원 원장은 “보양식의 의미가 시대에 맞게 변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삼계탕 등 육류를 보양식의 최고로 여기는 풍조는 과거 못 먹던 시절에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을 먹으면 순간적으로 반짝하는 힘을 얻게 되는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변 원장은 “지금처럼 ‘영양과잉시대’에는 오히려 육류를 덜 먹고 생선류와 채소를 즐기는 것이 제대로 된 보양식”이라며 “이런 사실을 무시하고 무분별하게 보양식을 섭취할 경우 지방 및 뱃살 축적만 가속화되는 꼴이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육류를 장기적으로 섭취할 경우 신진대사 장애로 인해 복부 비만, 혈압 상승, 혈당 상승, 중성지방 상승, HDL 콜레스테롤 저하 등의 증상을 앓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의학에서도 육류 위주의 고열량 식품은 자제하라고 당부한다. 이는 삼계탕, 영양탕 등 즐겨먹는 보양식 대부분을 ‘열성식품’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정신노동을 많이 하는 사무직 직장인들의 경우 많은 시간 머리에 열이 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때 열성식품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불난데 기름을 붓는 형국이 된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약 30%에 해당되는 ‘소양인’ 체질의 경우도 열성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소양인은 소화기관이 튼튼해 어떤 음식도 별 탈을 일으키지 않지만 매운 음식과 삼계탕 등 지방질이 많은 음식은 해가 될 수 있다. 더구나 국물로 된 보양식에는 나트륨 수치가 높아 건강에는 더 치명적이다.
만약 귀울림(이명) 증상이 생겼다면 건강 적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명이란 외부에서 소리의 자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매미, 모기, 기차, 금속음 등 특정 소리가 들리는 증상으로 머리와 안면부에 열이 많이 몰려 있을 경우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이럴 경우 적외선체열진단을 해 보면 상대적으로 복부와 하체는 차다는 의미로 파랗게 표시된다. 변 원장은 “상승하는 성질의 열이 귀 혈관 내의 압력을 높여 혈류의 흐름을 방해해 달팽이관의 청각세포를 파괴하면서 귀가 울리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영양과잉시대에는 두릅, 냉이, 봄동, 쑥, 달래 등 봄나물이 봄철 보양식으로 안성맞춤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아세틸콜린, 티라민, 비타민 A 전구체(베타카로틴) 등 특수성분이 있어 약리효과까지 높다. 또한 이들 나물은 양기를 보충하고 피를 정화하거나 기혈순환을 촉진하는 기능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각각 ‘사화(瀉火: 허열을 내림)’, ‘조습(燥濕: 나른해지고 몸이 무거운 것)’, ‘개위(開胃: 입맛을 돋움)’의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한약재로도 사용한다. 특히 ‘두릅’은 인삼에 들어 있는 사포닌이 다량 함유돼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