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건선환자 각질제거는 피부에 ‘독(毒)’… 물로 헹구는 데 집중해야
[쿠키 건강] 봄철이 되면 여성들의 피부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하기 마련이다. 화사한 계절에 맞게 하얗고 빛나는 피부를 갖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여성들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역시 묵은 각질 제거. 화이트닝이 쉬워진다는 이유도 있지만 관리를 하지 않으면 그만큼 피부가 건조해지고 더불어 피부염까지 발생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묵은 각질이란 것이 존재하는 걸까. 사람마다 혹은 노화에 따라 다르지만 각질은 교환주기(보통 1달)가 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의학적으로 묵은 각질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발꿈치의 굳은살 또한 피부조직이 건조해지고 딱딱해진 것일 뿐 역시 묵은 각질은 아니다.
그렇다면 굳이 각질을 제거할 필요가 없다는 얘길까. 박치영 생기한의원 원장은 “현대인들은 보통 적어도 2~3일에 한 번씩 샤워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때와 함께 불필요한 만큼 각질은 제거된다”며 “이를 무시하고 각질을 제거하다보면 유수분 밸런스를 조절하고 피부를 보호하는 등 각질의 장벽기능이 약해져 아토피 건선 등 각종 피부질환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고 조언했다. 박 원장은 이어 “기본적으로 각질이 없게 되면 스크럽제에 들어있는 알갱이로도 피부에 상처를 입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질감이라고 해도 인위적으로 각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미세한 상처들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토피건선 환자에게 있어 각질 제거는 그야말로 피부에 독이다. 이미 난 상처를 통해 세균이 침투해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피부를 자극할수록 피부가 얇아지고 피부교체주기가 빨라져 오히려 외부자극에 민감해지기 때문에 재발할 수 있는 위험도 높아진다.
아토피 건선환자들은 각질 제거는 물론 씻는 것조차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피부자극을 일으킬 수 있는 계면활성제가 함유된 세안 및 목욕제품은 되도록 피하고 물로 충분히 헹구는데 집중해야 한다. 뜨거운 물보다는 미온수를 사용하고 모공을 좁게 만들어주기 위해 찬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곧 닥칠 황사시즌에도 마찬가지다. 황사에는 카드뮴 등 중금속과 미세먼지가 많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 반드시 모공 깊숙이까지 씻어줘야 한다. 하지만 각질 제거는 역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황사로 인해 예민하고 손상돼 있는 피부를 오히려 덧나게 할 뿐이다.
하얗고 빛나는 피부는 각질 제거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오장육부가 편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다면 잠깐의 눈속임에 그칠 뿐이다. 우선 몸속의 문제를 먼저 다스리고 충분한 수분섭취와 숙면을 통해 피부재생을 돕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몸 속 노폐물을 배출해주는 것이 광채피부가 되는 지름길이다.
한의학에는 ‘폐주피모(폐가 피부와 털을 주관한다)해야 피부미인이 된다’는 말이 있다. 박 원장은 “이는 폐의 기능을 강조한 것으로 폐가 늘 촉촉하고 호흡이 완전해야 가능한 일”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평소 스트레스를 줄이고 잘 풀어내며 폐를 건강하게 하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