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룹 오션이 돌아왔다. 지난 2001년 가창력을 바탕으로 한 데뷔곡 ‘모어 댄 워즈’(more than words)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이후 댄스곡으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빛을 잃었다. 이들은 그간 몇 장의 앨범을 통해 대중과 만났고, 멤버들의 군문제 등 여러 이유로 흩어져 활동하다 6년 만에 다시 뭉쳤다.
오션은 원년 멤버였던 오병진, 손일권, 이현에 새 멤버 렌과 보석을 영입해 5인조로 돌아왔다. 렌은 손호영, 틴탑 등의 앨범에 프로듀서로 참여한 작곡가이며 보석은 작곡가 김형석의 음악아카데미인 케이노트에서 보컬 트레이너로 활동한 실력파다.
과거 실명을 사용했던 원년 멤버들은 이번 앨범부터 새 이름을 사용한다. 오병진은 카인, 손일권은 로이, 이현은 현으로 불린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이들에게 아이돌다운 가명은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새로운 기분으로 시작하기에 좋을 것 같아 선뜻 받아들였다.
“댄스는 아이돌만 하란 법 있나요? 오션도 가능합니다”
오션의 음악은 부드럽고 달콤할 것 같은 편견이 짙다. 하지만 이번 앨범의 타이틀인 ‘빠삐용’은 “오션 음악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색깔이 확 바뀌었다.
“많은 분들이 ‘오션이 미디어 팝을 들고 나오겠지’라고 생각하시는데 이번 타이틀은 그런 고정관념을 확 깨고자 일렉트로닉한 음악을 들고 찾았습니다. 셔플 느낌이 나는 댄스곡인데 아이돌이 아닌 오션도 이런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오션은 발라드든 셔플이든 댄스든 ‘오션이 부르면 다 좋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꿈이 있다. 또 아이돌이 대세인 요즘 가요계에 ‘형님돌’로 우뚝 서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예전에 활동할 때보다 지금이 더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나왔기에 예전 팬들에게는 향수를, 요즘의 어린 친구들에게는 새로운 신인그룹처럼 다가가고 싶습니다.”
“오지호, 대본에도 없던 키스신 잘만 하더라”
오션의 ‘빠삐용’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오지호가 출연한다. 오지호는 멤버 카인과 친분이 깊어 자발적으로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뮤직비디오에서 보면 오지호 씨와 김혜진 씨의 진한 키스신이 나옵니다. 원래 콘티에는 없던 장면이었는데 카인이 갑자기 키스신을 제안했습니다. 처음에는 모두들 갸우뚱하더니 가사와 분위기상 어울릴 것 같았는지 갑자기 키스신이 추가됐습니다. 오지호 씨도 ‘오션을 위해서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며 흔쾌히 승낙해줬습니다. 그렇게까지 오래 해도 되지 않을 것 같은데 몰입해서 아주 긴 키스신을 완성해 줬습니다(웃음).”
“10년 전 숙소이탈도 했지만…지금은 변했다”
6년 만에 다시 뭉치기까지 오션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오션은 시련을 통해 더욱 단단해졌다. 10여 년 전에는 빠듯한 스케줄과 합숙생활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숙소이탈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는 눈이 생겼다.
“초창기에는 멤버각자의 자기주장이 강했습니다. 각자 원하는 음악을 추구했고 스타일이 달랐기에 단체생활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해심도 많아졌고 유해졌습니다. 좋은 일만 있었다면 성숙하지 못했을 텐데 공백기가 길어졌고 음악을 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컸기에 이런 식으로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옛 추억담은 끝없이 쏟아졌다. 멤버들이 단합해 숙소를 이탈한 뒤 부산으로 떠났지만 카드가 정지돼 하루 만에 붙잡혀 돌아온 사연. 치킨이 먹고 싶어 숙소에 있던 텔레비전을 고물상에 팔았던 사건 등 오션의 추억담(?)은 끝이 없었다. 이들은 ‘철없던 시절’이라고 표현했지만 그때가 있었기에 지금의 오션이 존재한다.
“아이돌 가수들을 보면 그들이 현재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눈에 훤히 보입니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겠지만 그런 것을 이겨내야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단체생활이라는 것이 사소한 문제부터 시작해 어려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챙겨주면서 인간적으로 존중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 사진=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