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명불허전’ 역시 넬이었다. 넬은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한층 깊어진 감성으로 팬들의 마음을 강하게 흔들었다.
모던록 밴드 넬은 14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 홀에서 ‘넬 컴백 콘서트 더 라인즈’(NELL comeback concert the lines)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 2008년 이후 약 4년 만에 콘서트 무대에 올랐고, 이를 놓칠세라 팬들은 300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스타들도 눈에 띄었다. 이민기, 정려원, 인피니트, 노을의 강균성 등은 공연장을 찾아 ‘넬의 귀환’을 환영했다.
첫 무대는 새 앨범에 수록된 ‘인 데이즈 곤 바이’(In days gone by) ‘고’(Go) ‘그리고, 남겨진 것들’로 열었다. 뜨거운 함성 속에 등장한 넬은 “3년 9개월 만에 다시 공연을 하게 되니 감정이 똑같다”고 너스레를 떤 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런 것 같지 않고 여전히 여기는 우리만의 섬 같다”며 인사를 건넸다.
이어 넬은 그간의 히트곡들을 차례로 선보였다. ‘굿나잇’(good night) ‘고양이’ ‘스테이’(stary) ‘원타임 베스트셀러’(onetime bestseller) 등을 부르며 팬들과 하나 되는 모습을 보였다. 노래의 분위기에 따라 조명과 레이저를 적절히 사용해 한층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음악에 더욱 빠져들게 했다.
공연의 분위기는 지금의 넬을 있게 해준 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믿어선 안 될 말’을 부를 때 절정을 이뤘다. 관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 된 목소리로 열창하며 넬의 감정선을 고스란히 따라갔고 멤버들은 곡 후반에 현란한 연주 실력을 뽐내며 팬들의 환호에 보답했다.
넬은 “언젠가는 패러디공연을 꼭 하고 싶다”며 “예를 들어 ‘마음을 잃다’를 부를 때 김태희 씨 사진을 배경으로 하고 부르는 그런 공연을 갑자기 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왜 저러지? 미쳤구나’라고 생각하지 말고 오랜 시간 고민하고 꿈꿔왔던 공연이라고 생각해 달라. 반드시 꼭 할 것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넬은 앙코르곡으로 ‘기억을 걷는 시간’ ‘마음을 잃다’ ‘12세컨즈’(12 seconds)를 부르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눴다.
약 2시간 30분 동안 열린 이번 콘서트에서 넬은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변함없는 특유의 음악스타일로 감동을 선사했다. 팬들은 공연이 끝나고도 마음속에 여운을 간직하려는 듯 한참 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보컬 김종완의 인이어모니터에 문제가 있었는지 몇몇 곡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 노래에 온전히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김종완도 노래를 끝낸 뒤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제가 잠시 음치가 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넬 컴백 콘서트 더 라인즈’는 15일 오후 6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에서 또 한 번의 음악여행을 떠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