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왜 남들만큼 못 자랄까…

우리 아이, 왜 남들만큼 못 자랄까…

기사승인 2012-04-18 09:52:00

[쿠키 건강] 우리 아이 키가 작은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다. 먼저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원기가 부족해 어릴 때부터 작고 골골거리는 경우, 먹는 양이 부족해 성장에 필요한 재료가 공급되지 못하는 경우, 잦은 감기·아토피·비염 같은 잔병치레로 성장에 문제를 주는 경우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성장 보조제를 먹는다 해도 소용이 없다. 성장 방해 요소를 제거한 후 여기에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돕는 충분한 수면과 영양, 적절한 운동, 스트레스 없는 양육환경이 보태져야 아이의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다.


◇안 먹는 아이, 키 작을 수밖에 없다= 잘 안 먹는 아이들은 대개 성장도 부진하다. 실제로 성장부진으로 한의원을 찾는 아이들의 60% 가량은 식욕부진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식욕부진일 경우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와 에너지를 얻는 것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옛날에는 못 먹어서 덜 컸다는 말이 있었지만 이제는 먹을 것이 풍성해도 단지 입맛이 없다는 이유로 덜 클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아이가 먹는 것에 별 관심이 없고, 한 번에 먹는 양이 너무 적거나, 하루 종일 조금씩 나눠 먹거나, 종일 굶겨도 배고프다는 소리를 하지 않거나, 밥보다는 과자나 음료수만 달고 산다면 치료적인 개입이 필요한 식욕부진일 수 있다. 황만기 아이누리 한의원 원장(서초점)은 “식욕부진은 타고난 소화기 기능이 허약하거나 잘못된 식습관으로 비롯되는 수가 많다”며 “따라서 아이 식욕부진의 원인을 찾아보고 그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비위(脾胃)는 아이를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근본으로 기능이 허약하다면 적극적으로 기능을 보강하는 한방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너무 먹어 뚱뚱해도 아이 성장 방해된다= 소아비만도 아이 키 키우기를 방해한다. 아이가 비만해지면 성호르몬의 분비가 빨라지고 왕성해져 2차 성징의 징후가 일찍 나타나게 된다. 사춘기가 빨리 오면 다른 아이들보다 성장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다른 아이들보다 커 보여도 성장판이 빨리 닫히고 성장이 일찍 멈춰 최종 신장은 오히려 더 작아질 수 있다.

성장호르몬은 성장 가능한 신체의 모든 세포에 관여해 세포의 크기뿐 아니라 세포 수도 증가시켜 성장과 발육을 촉진한다. 또한 원활한 성장을 위해 지방을 분해하는 역할도 한다. 불필요한 지방이 많다면 성장호르몬은 지방을 분해하는 데 집중돼 키 성장에 별로 사용되지 못한다. 황만기 원장은 “소아비만인 경우 고도 비만을 제외하고는 당장 체중을 감소시키는 것보다 현재 체중을 유지하면서 키가 크도록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과잉된 식욕을 조절하고 신진대사를 활성화해 바람직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약 체질에 병치레 잦다면 보약 고려해야= 태어날 때부터 허약 하고 작은 아이들이 있다. 병치레도 잦고 입도 짧고 잘 먹지 않는 통에 자랄 여력이 없었던 것. 비염, 천식,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나 잦은 감기, 감기 합병증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달고 사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 몸은 이상이 생기면 그 문제를 먼저 해결하기 위해 집중한다. 때문에 성장기 내내 각종 질병을 앓았던 허약한 아이는 다른 아이처럼 자랄 수 없게 된다.

아이가 겨우내 잔병치레에 시달렸다면 면역력이 한층 약해져 있는 상황이라 봄 환절기에도 각종 호흡기 질환이나 알레르기 질환 등으로 고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만물이 소생하는 성장의 계절에 자신의 키를 마음껏 키울 수 없다. 황 원장은 “워낙 허약하고 잔병치레가 많다면 아이 체질과 건강 상태에 맞는 보약으로 부족한 원기를 보충하고 허약한 오장육부의 기운을 북돋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기교육? 스트레스 없어야 잘 자란다=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맥박을 빨라지게 하고 혈압을 상승시킬 뿐 아니라 음식물의 소화, 흡수에도 영향을 준다. 또한 심리적으로 우울해지면 호르몬 분비에도 이상이 생겨 성장호르몬 분비를 더디게 한다. 한의학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간의 기능에 영향을 줘 기혈순환에 떨어지게 하거나 비위의 소화흡수 작용에 문제가 생긴다고 본다. 즉 진액 대사가 잘 안돼 성장부진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아기에 어떤 스트레스가 있을까 의아할 수도 있지만 어린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유아기에는 엄마 아빠로부터 사랑받고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아이로 하여금 정서적인 안정감을 갖게 한다. 주 양육자가 자주 바뀌는 상황이나 부모가 화목하지 못한 가정환경, 너무 과도한 조기교육이나 학습, 이른 시기에 시작한 단체생활 등은 어린 아이에게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스트레스 없이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며 까르르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마련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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