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 ‘19금’ 전쟁에 가족과 볼 영화 없다?

가정의 달 5월, ‘19금’ 전쟁에 가족과 볼 영화 없다?

기사승인 2012-04-18 08:49:01

[쿠키 영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가족을 타깃으로 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마다가스카3’ ‘맨인블랙3’ 등이 관객과 만날 준비에 한창이다.

그러나 한국영화는 점점 야해지고 있다. 지난 11일에 개봉한 ‘간기남’을 시작으로 ‘은교’ ‘돈의 맛’ ‘내 아내의 모든 것’ ‘후궁’ 등 섹시코드를 담은 ‘19금’ 영화가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물론 이 영화들은 단순히 벗기기 위한 에로영화가 아닌 코믹 스릴러, 사극,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됐다.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라는 뜻의 ‘간기남’은 간통현장을 잡으려다 의문의 살인사건에 휘말린 형사가 살해당한 남자의 아내와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담는다. 박범신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은교’는 70대의 위대한 시인과 싱그러운 열일곱 소녀 은교가 각자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탐하며 일어나는 질투와 매혹을 그린다.

‘돈의 맛’은 돈에 지배돼 버린 재벌가의 욕망과 애증을 표현하고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카사노바에게 아내를 유혹해 달라고 부탁한 남자의 결별프로젝트를 그린 코믹 로맨스다. 또 ‘후궁: 제왕의 첩’은 왕의 자리를 탐한 사람들로 인해 비극적 운명으로 얽힌 세 남녀와 그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궁중의 비화를 에로틱하게 전한다.

이처럼 소재와 장르는 다양해졌지만 자극적인 내용의 영화들이 몰리면서 정작 가정의 달인 5월에 가족과 함께 볼 만한 한국영화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틈을 공략해 ‘감동’을 선사하며 가족을 스크린에 끌어모을 영화들이 있다.

그 대표주자는 오는 5월 3일 개봉하는 ‘코리아’(감독 문현성, 제작 더타워픽쳐스)다. 이 영화는 1991년에 결성됐던 남북 단일 탁구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원, 배두나가 각각 현정화, 리분희 선수를 연기한다.

영화는 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 탁구팀 코리아가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팀이 돼 금메달을 향해 달려가는 46일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아낸다. 탁구를 다룬 스포츠영화지만 스포츠가 주는 짜릿한 쾌감에 남북분단의 슬픔과 아픔을 버무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영화도 있다. 윤석화의 25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주목받은 ‘봄, 눈’(김독 김태균, 제작 판씨네마)은 철없는 가족들 뒷바라지만 하며 살아오던 엄마 순옥(윤석화)이 시한부 판정을 받고 가족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내용을 그린다.

가족과의 이별을 다룬다는 것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과 일면 닮았지만 김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는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아직 연극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은 윤석화의 연기와 지나치게 친절한 스토리 전개 방식이 아쉽지만 가족의 고마움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하다. 개봉은 오는 26일이다.

오는 5월 10일에는 ‘두레소리’(감독 조정래)가 관객과 다시 만난다. 지난해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SIYFF)에서 최고 작품상에 해당하는 SIYFF 시선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마당을 나온 암탉’ ‘건축학 개론’ 등을 제작한 명필름이 투자와 배급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관객과 만날 수 있게 됐다.

영화는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합창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국악 전공 학생들의 대학 입시를 소재로 미래에 대한 청소년들의 불안과 고민을 현실적으로 담아낸다. 또 실제 두레소리 2, 3, 4기 후배들이 직접 연기해 사실감을 더한다. 국악이라는 생소한 소재와 큰 갈등 없이 진행되는 스토리는 관객의 구미를 당기지 않을 수 있지만, 영화표 값 이상의 감동을 담아갈 수 있는 착한 영화다.

지난해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복고열풍을 일으켰던 ‘써니’를 비롯해 통상 5월에는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올해에도 그 흐름이 이어질지, 자리를 내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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