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카페인 음료는 ‘명문대생 음료’? 피로만 더 쌓여…

고카페인 음료는 ‘명문대생 음료’? 피로만 더 쌓여…

기사승인 2012-04-23 07:29:01
카페인 든 음료, 최소 5~6시간 간격 두고 마셔야… 카페인 보다는 가벼운 운동이 뇌 활성화에 도움 돼

[쿠키 건강] 지난해부터 시장에 쏟아지기 시작한 고카페인 음료가 피로감이 더해지는 봄철을 맞아 인기를 끌고 있다. 시험이나 과제물 준비를 앞둔 대학생들이 특히 많이 찾아 ‘명문대생 음료’라고 불리며 직장인은 물론 중간고사를 앞둔 중고생들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하지만 고카페인 음료는 카페인과 탄산이 더해져 일시적인 각성효과는 있지만 반복적으로 마시면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로가 누적된다. 카페인에 의존하기 보다는 밝은 햇살 아래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이 피로를 덜고 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시험 스트레스 짓누르는 4월, 자극적인 고카페인 찾게 돼= 4월은 잔인한 달이다. 학생들에게 특히 그렇다. 예년보다 늦게 찾아온 봄에 적응하느라 몸은 지쳐 가는데 중간고사와 과제물 등으로 스트레스는 쌓여만 간다. 잠을 쫓고 집중력을 높여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최근 인기를 더해가는 음료가 바로 고카페인 음료다. 고카페인 음료는 말 그대로 카페인이 많은 음료인데 탄산까지 더해져 자극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고카페인 음료 한 캔에 카페인은 60~80㎎ 정도다.

적당량의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정신을 맑게 하는 각성효과가 있어 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뇌의 집중력이나 정확도 등을 일시적으로 상승시킬 뿐만 아니라 피로감을 덜어 주고 잠을 쫓는다. 장시간 집중이 필요하거나 잠을 줄여야 할 때 카페인이 많은 커피를 습관적으로 찾게 되는 것은 카페인의 이런 효능 때문이다.

하지만 카페인을 많이 섭취할수록 좋은 효과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카페인 과다 섭취는 불안을 유발해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불면을 초래하며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그 결과 피로가 더 쌓이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권장하는 성인의 카페인 1일 허용량은 400㎎ 이내지만 청소년은 체중 1㎏당 2.5㎎ 이하로 훨씬 더 적다. 몸무게가 50㎏라면 카페인은 125㎎을, 60㎏라면 150㎎을 넘어서는 안 된다.

◇커피 두 잔에 초콜릿 하나면 청소년의 카페인 섭취 허용량 초과= 이를 기준으로 하면 고카페인 음료 한 캔 정도는 별 무리가 없을 듯하지만 일상적으로 마시는 음료나 간식으로 이미 상당량의 카페인을 섭취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는 경로는 커피나 고카페인 음료만이 아니다. 콜라 사이다 등의 탄산음료, 녹차나 홍차, 코코아나 초콜릿을 통해서도 알게 모르게 카페인을 먹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자양강장제로 불리는 드링크류나 진통제, 감기약 등도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는데 특히 드링크류에는 커피 못지않게 많은 카페인이 들어 있다.

예를 들어 식후에 자판기 커피나 인스턴트 믹스 커피(카페인 50~65㎎)를 두 번 마시고, 간식으로 판형 초콜릿(카페인 25㎎)을 하나 먹었다면 이미 150~200㎎의 카페인을 섭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청소년이라면 이 정도 만으로도 이미 1일 카페인 섭취 한도를 훌쩍 넘어선다. 콜라 한 캔(250㎖)에 든 카페인도 20~35㎎ 안팎이고, 홍차나 녹차 역시 커피보다는 적지만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양의 카페인을 섭취한 상태에서 단시간에 고카페인 음료를 추가로 마신다면 카페인에 의한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리듬감 있는 걷기가 카페인보다 뇌에 도움 돼= 체내에서 카페인의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데 걸리는 시간(반감기)은 성인의 경우 대개 4~5시간이다. 카페인에 의한 악영향을 줄이려면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한 잔 마신 뒤 5시간까지는 추가로 마시는 않는 것이 좋다. 청소년은 정확한 연구결과는 없지만 성인보다 카페인이 체내에 오래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저녁에 한 잔 마셨다면 자기 전까지는 추가로 마시지 않아야 한다.

오랫동안 책상 앞에 앉아 있어 집중력이 떨어졌다면 카페인 보다는 짧은 운동이 정답이다. 이동환 고도일병원 만성피로센터 원장은 “운동은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시켜 스트레스를 덜고 집중력을 높여준다. 특히 리듬감 있는 운동은 뇌 자극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햇볕을 쬐며 빠르게 걷는 정도로 산책을 하면 좋다”고 말했다. 만약 늦은 밤이라 산책을 하기 어렵다면 실내에서 10~20분간 스트레칭을 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간식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과일이 좋다. 딸기, 바나나, 참외 등에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활성화시키는 비타민 B가 많아 특히 도움이 된다. 이밖에도 비타민 B가 풍부한 음식으로는 콩 제품(두부, 두유 등), 유제품 등이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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