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야구광 조모(30·남)씨. 보는 야구 마니아였던 그는 지난해부터 야구를 직접 즐기기 위해 사회인 야구단에 가입했다. 운동도 할 겸 좋아하는 야구를 직접 해보는 것이 더 즐겁게 운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평소 투수에 관심이 많던 조씨는 올해 드디어 동호회에서 투수를 맡았다. 본인 투구속도가 어느 정도 되는지 계속 시험해 보고 싶었던 조씨는 무리하게 공을 세게 던졌고, 결국 어깨에 통증이 생겼다. 며칠 찜질을 해봤지만 통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병원을 찾은 조씨. 그는 어깨 근육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야구가 대세다. 2012 프로야구도 시즌 초부터 그 열기가 대단하다. 보는 야구가 기존 남성에서 여성들로 확대됐다면, 남성들은 이제 몸소 야구를 즐기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운동이 생활화되고 있는 요즘 이왕지사 하는 운동, 본인이 좋아하는 종목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운동이 그렇듯 야구 또한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축구, 농구처럼 격한 몸싸움은 없지만 다양한 관절 부위에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야구 즐기려다 골병 들지 않기 위해서는 미리 대처하고 예방하는 것이 현명하다.
◇어깨에 있는 힘껏 힘 실어 던지는 볼… 회전근개파열 주의= 야구를 좀 아는 사람이라면 야구의 꽃은 단연 투수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만큼 투수는 팀의 중요한 위치다. 이러한 투수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상이 어깨 부상이다. 모든 힘을 어깨에 실어 공을 던져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어깨 근력강화운동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있는 힘껏 던지다 보면 부상의 위험에 더욱 쉽게 노출된다. 또한 스윙 시 과도한 어깨 회전으로 인해 부상을 당하기도 쉽다.
단순한 어깨 결림 등은 무리하게 근육을 사용했을 때 근섬유들이 찢어져 발생하는 통증으로 2~3일 정도 냉찜질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면 자연스레 호전이 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문제는 어깨 근육, 즉 회전근개 파열이 생기는 경우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과격한 동작으로 공을 던지는 등 어깨를 사용하게 되면 파열이 발생한다. 상태가 경미하다면 약물 및 주사치료 등으로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지만 정도가 심하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회전근봉합술을 시행한다. 박종석 분당척병원 원장은 “경기 전 충분한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으로 어깨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공을 칠 때는 어깨에 힘을 빼고 허리를 자연스럽게 회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면서 “만약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자가 치료를 멈추고 정확한 진단 하에 전문적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기, 넘어지기를 수백 번… 무릎 반월상연골판 손상 주의= 모든 운동을 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관절 부위가 바로 무릎이다. 야구도 예외가 아니다. 달리고 넘어지고 부딪쳐야 하는 무릎은 바람 잘 날이 없을 정도. 주루 플레이 시 무릎을 삐끗하거나 심하게 넘어져 십자인대파열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누구보다 무릎 부상을 주의해야 하는 포지션은 바로 포수다. 경기 시간 내내 쪼그려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쪼그려 앉는 자세는 본인 몸무게의 7배 정도에 달하는 하중을 무릎 관절에 싣는 것인데, 심지어 무거운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 무게까지 더해져 무릎 관절에 과한 힘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자세 자체가 완전히 쪼그려 앉는 것이 아니라 엉덩이와 발뒤꿈치를 상당히 들고 쪼그려 앉는 불안정한 자세를 취하게 돼 슬개건염 발생 확률이 높다. 이를 방치하면 반월상연골판 손상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연골판은 신체의 체중 전달과 충격을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한 번 찢어지면 재생되지 않고 계속 찢어지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김창영 서울척병원 원장은 “실제 운동량이 증가하는 4~6월 사이에 반월상연골판 손상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한 해 반월상연골판 손상 환자의 3분의 1정도를 차지한다”며 “초기에는 소염제나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지만 이를 방치하거나 지속적으로 통증이 이어지면 결국 퇴행성관절염이라는 합병증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과욕이 부른 헛스윙! 손목 무리 많이 가… 변화구 던지려다 팔꿈치도 많이 다쳐= 일반인들이 야구를 하면서 많이 다치는 또 다른 부위가 바로 팔꿈치와 손목이다. 전문가가 아닌 만큼 스윙이나 투구를 할 때 정석의 자세를 취하지 못해 관절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선수들처럼 수백 번의 스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갑자기 무리하게 큰 스윙을 하게 되면 손목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특히 프로가 아니기에 헛스윙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 때가 손목에 무리가 더 심하게 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공을 던지는 동작에서의 팔꿈치 부상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야구 엘보라는 병명이 있을 정도로 팔꿈치 부상은 흔하다. 특히 투수의 경우 변화구 등을 던지려 무리하다 보면 팔꿈치 통증이 생기게 되는데, 이는 어깨가 아닌 팔꿈치와 팔목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심한 경우 인대가 끊어지거나 골절이 발생하기도 하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 이왕 취미로 즐기는 운동인 만큼 무리해 몸을 망가뜨리기보다는 건강을 지키며 운동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만으로도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 만큼 운동 전 관절 스트레칭을 빼먹지 않도록 하자.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