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5월 초인데도 7월 같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봄은 봄. 일교차가 큰 환절기로 감기에 걸리기 쉽다. 또 개화기로 꽃가루가 본격적으로 날리는 등 여러 이유로 기침이 멈추지 않는 계절이다. 기침은 시간이 지나고 계절이 바뀌면 사라진다. 이 때문에 치료를 받지 않고 버티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자칫 허리를 삐끗하거나 디스크까지 생길 수 있다. 특히 봄철마다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을 겪으면서 허리까지 아픈 사람이라면 원인이 기침에 있을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 받아야 한다.
◇기침 유발하는 날씨와 꽃가루, 허리디스크 복병= 지난 5일 어린이날은 여름이 시작된다는 입하였다. 낮 기온이 30도 가깝게 올라 여름이 왔음을 실감케 하지만 아침저녁 기온은 15도 정도로 날씨 변덕이 심하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환절기에는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호흡기에 감기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이겨내지 못하고 감기에 걸리기 쉽다. 추운 겨울에 많이 발생하는 독감보다 가벼운 증상의 감기 환자가 많다. 봄철에는 황사 꽃가루 등에 의해 알레르기 비염이 생기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 증상이 나타나며 감기보다 오래 간다.
만약 매년 봄철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을 통과 의례처럼 겪으면서 허리 통증까지 나타나는 사람은 반드시 두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감기나 비염을 가벼운 질환으로 여기고 증상을 참으면 허리를 삐끗하거나 디스크가 파열될 위험이 있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감기나 비염은 척추 질환과 관계가 전혀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 다른 계절에는 괜찮다가 봄철이나 환절기에 허리 통증이 심해지는 환자가 많다”며 “기침을 할 때 복압이 상승하면서 허리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감기약 안 먹고 버티다 허리디스크 재발하기도= 기침은 인체의 자연스런 반사작용으로 입과 코를 통해 공기와 침이 강한 속도로 분사된다. 상체가 들썩거릴 정도의 분사력을 내기 위해서는 복압이 상승하고 허리 근육이 수축하면서 인대가 긴장한다. 이 과정에서 척추 뼈마디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의 압력 또한 높아져 디스크가 돌출, 척추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미 수술한 허리디스크 환자의 디스크가 재파열 되기도 한다.
최근 주부 A(46·여)씨는 감기 때문에 기침을 심하게 하다 허리디스크가 파열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A씨는 “평소 허리가 약했고 5년 전 허리디스크로 수술을 한 적이 있다”며 “그래서인지 감기에 걸리면 허리도 함께 아팠는데 결국 디스크가 재발했다”고 말했다.
감기나 비염으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허리디스크까지 얻지 않기 위해서는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감기는 감염성 질환으로 개인위생이 중요하다.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손을 잘 씻고, 일단 감기에 걸렸을 때는 마스크를 쓰거나 기침할 때 손으로 입을 가려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도록 유의한다.
이밖에 급격한 기온 변화 시에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겉옷을 갖고 다니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노력하고, 하루 7∼8시간 정도 충분히 잔다.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규칙적으로 창문을 열어 실내 공기를 환기시킨다.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알레르기 물질에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 꽃가루가 심하게 날리는 날은 외출을 피한다. 꽃가루가 날리기 1~2주 전에 약물을 복용하면 증상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고도일 병원장은 “기침으로 인해 허리 통증이 생겼다면 기침 증상을 줄이는 치료를 받는 한편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그래도 허리 통증이 낫지 않고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