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에어컨 사용, 안구건조증 부른다= 본격적으로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는 요즘,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과도한 에어컨 사용은 냉방병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장시간 사용하면 시원할 수는 있지만 실내공기가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또 외출 후 귀가해 땀을 식히기 위해 에어컨에 얼굴을 갖다 댄 채 바람을 마주하는 경우가 있는데 눈 건강을 위한다면 반드시 피해야 할 행동이다.
김응석 을지대학병원 안과 교수는 “에어컨 바람은 눈을 쉽게 피로하게 만들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을 피해야 하고 정기적으로 환기를 시켜 주는 것이 좋다”며 “눈이 뻑뻑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인공눈물을 사용하고 눈이 충혈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햇빛에도 상처 입는 ‘연약한 눈,’ 선글라스로 보호= 여름철에 눈을 보호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것이 바로 태양광선에 의한 손상이다. 태양광선 중에서도 자외선이 피부에 손상을 주는 것처럼 눈에도 손상을 일으킨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Vacuum UV, 자외선 A, 자외선 B, 자외선 C로 나뉘는데, 이중 자외선 A와 B는 우리 눈의 각막을 거쳐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까지 도달하는 위험한 광선이다. 특히 물이나 모래 같은 반사체가 있는 휴가지에서는 자외선의 양이 증가돼 위험률도 높아진다.
우리 눈은 갑자기 많은 양의 자외선을 받게 되면 통증과 함께 눈부심, 눈물흘림, 결막부종 등의 광각막염 또는 광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같은 증상은 대부분 자연 치유되지만 각막이 한번 손상이 되면 재발될 가능성이 높아 예방이 중요하다. 특히 장기간 또는 만성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되면 익상편이나 백내장, 황반변성, 망막염 등의 질환이 나타날 수 있어 휴가지에서 자외선으로부터 우리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선글라스 착용이 필수다.
김응석 교수는 “선글라스를 쓰면 주위가 어두워져 동공이 확대되는데,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이 렌즈색만 진한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확대된 동공을 통해 더 많은 자외선이 투과돼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선글라스를 썼을 때 눈동자가 희미하게 보이거나 신호등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가 적당하고, 농도 80%, 가시광선 15~30% 정도만 투과시키는 선글라스가 좋다”고 설명한다.
◇수영장 물안경 착용, 유행성 각결막염 예방= 한 해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여름철마다 어김없이 나타나 주위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유행성 각결막염’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눈 질환이다. 특히 워터파크 등의 수영장에 다녀온 뒤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수영장에 다녀온 지 약 1주일쯤 뒤에 한쪽 눈이 충혈되고, 심한 가려움증과 모래가 들어간 것 같다는 이물감을 호소한다면 유행성 각결막염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약 3~7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이물감, 충혈, 눈곱, 작열감 등의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면서 점차 심한 양상을 보이다가 2~3주에 걸쳐 차차 회복되는 과정을 밟는다. 하지만 한쪽 눈에서 시작해 반대쪽 눈으로 옮겨가기도 한다.
김응석 교수는 “이차적 세균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점안항생제를 사용하며 무리하지 말고 가능하면 쉬는 것이 좋으며, 외관상 빨개진 눈을 보기 싫어 안대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발병 후 2주까지는 전염성이 있으므로 주위 직장동료나 가족들에게 전염시키지 않도록 눈에 손을 대지 않고 손을 자주 씻으며 수건을 따로 쓰는 등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간혹 주위에 눈병이 걸린 사람의 눈만 바라봐도 눈병에 걸리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 그렇지는 않으며 다만 신체적인 접촉을 피하고 개인위생에 주의하면 된다.
수영할 때는 물안경을 착용하고 수영 후에는 눈을 깨끗한 식염수로 가볍게 씻어내도록 한다. 이때 소금물 등으로 눈을 씻는 것은 각막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