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얼 “음악으로 받은 상처, 음악으로 치유합니다”

나얼 “음악으로 받은 상처, 음악으로 치유합니다”

기사승인 2012-09-20 10:00:01

[쿠키 연예] 데뷔 13년 만의 첫 솔로 앨범이다. 그간 남성 듀오 브라운아이즈와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로 활동해온 나얼은 뒤늦은 솔로 활동에 대해 “설레고 부담스럽고 두렵다”고 털어놨다. 그간 싱어송라이터로 많은 음악을 선보여온 그이지만, 솔로 활동은 부담과 책임이 더 막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일 발매된 나얼의 첫 정규 솔로 앨범 ‘프린시플 오브 마이 소울’(Principle Of My Soul)에는 소울 장르에 기반을 둔 다채로운 스타일의 11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은 ‘바람기억’이다. 나얼의 몽환적이면서도 폭발적인 고음이 돋보이는 노래다.

그간 뮤지션 활동과 더불어 미술가로도 활동해 온 나얼은 지난 브라운아이드소울 앨범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직접 포스터 디자인을 맡았다. 나얼이 음악을 시작하던 시기부터 그를 이끌어준 음악들이 오롯이 담겼으며, 포스터 또한 스스로의 소중한 기억들을 돌아보는 듯한 콘셉트로 디자인돼 있다.

최근 서울 강남 신사동에서 기자들과의 만남을 가진 나얼은 “솔로 활동은 분위기와 느낌이 다르다.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라며 “아무래도 혼자니까 외롭겠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더 편한 건 있다”고 했다.

“첫 정규 솔로 처음인데, 사실 한 번도 솔로 음반을 내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음반을 빨리 내야겠다는 생각보다, 준비가 더 돼 있는 상태에서 음반을 내고 싶었죠. 이번 앨범을 통해 내가 듣는 60~70년대 소울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브라운아이드소울 멤버들이 하나 둘 솔로 활동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때는 찾아왔다. “혼자 공연을 하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그는 “뒤에 있고 싶지, 앞으로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홀로서기를 택한 것은 멤버인 영준과 성훈, 정엽 등에 이은 팀의 솔로 활동을 이어가야겠다는 일종의 ‘의무감’ 때문이었다.

“따뜻한 소리를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내가 오래전에 그러한 소리를 몰랐던 것처럼,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죠. 소리라는 것만 봤을 때는 차가운 것보다 따뜻한 것이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요. 음악이 치유는 못 하더라도 어떠한 작은 위로는 될 것 같아요.”

2001년 윤건과 함께 남성 듀오 브라운아이즈로 가수 활동을 시작한 그는 이렇다 할 활동도 없이 데뷔곡 ‘벌써 일 년’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그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남성 4인조 보컬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을 결성해 활동 중이다.

13년 동안의 가수 활동을 돌이켜보던 그는 “힘들었다”고 간단명료하게 말했다. 그는 “똑같은 시스템 안에 있는 것이 특히 힘들다”라며 “1년마다 공연해야 하고 음악을 발표해야하고…. 날 찾지 않는 곳에 가고 싶고 1,2년 쉬고 싶은데, 계속 결과물을 만들어야 했다”고 털어놨다.

“‘벌써 일 년’은 재밌게 만들었고,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었을 뿐이에요. 그게 좋은 음악인 것 같아요. 아무 생각 없이 만들었는데 히트가 되기도 하고, 많은 것들은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내가 하고 싶은 진실된 음악이 가장 현명한 것 같아요.”

힘들었음에도 오랫동안 음악의 끈을 놓지 않은 이유는 팬이라는 존재 때문이다. 나얼은 “팬들이 내가 방송 등에 많이 비치지 않으니 섭섭해하신다. 죄송할 뿐이다”라며 “나 자신부터 싫어하는 일을 했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은 녹음해서 열심히 만들어서 음반 들려드리는 일이다. 이 정도의 작은 소통이지만, 그래도 팬들도 행복하시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혼자라 어려운 점도 있었다. 그는 “보컬적인 측면에서 다른 때보다 힘들었다. 디렉터 없이 혼자 녹음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됐다”라며 “계속될 때까지 하는 스타일이라 많이 힘든 작업이었다. 막힐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다. 내 능력이 아니기 때문에 능력을 달라고 기도한다”고 했다.

나얼의 음악은 물론, 모든 생활의 시작과 끝은 신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회에서 설교를 듣다가 갑자기 타이틀곡 멜로디가 떠올랐다는 그는 “하나님의 뜻이 아니었나 싶다”고 했다. 또한 “감사하게 살고 있지만,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에덴동산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빨리 다 같이 좋은 곳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대단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사랑해주시는 분들 있어서 감사합니다. 변화보다는 지금까지 보여준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보답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나 또한, 음악으로 얻은 어려움을 음악으로 치유하면서 힘들어도 계속 음악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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