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작은 영화] 사랑의 환상과 실체…‘우리도 사랑일까?’

[Ki-Z 작은 영화] 사랑의 환상과 실체…‘우리도 사랑일까?’

기사승인 2012-09-22 13:01:01

[쿠키 영화] “인간은 영원히 만족하지 못하는 존재라고 믿는다.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필요로 하고 원한다. 오래도록 갈망했던 무언가를 손에 쥔 순간, 또 다른 매력적인 것이 우리에게 다가오곤 한다.”

사라 폴리 감독은 데뷔작 ‘어웨프롬 허’에서 황혼기에 접어든 부부의 모습을 통해 변해가는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면, ‘우리도 사랑일까’에서는 뜨거운 열정의 단계를 지나 다음 단계에 정착해야 하는 한 젊은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는 커플 관계에서 생기는 결핍과 그 공허함을 채우려는 노력을 통해, 사랑에 빠졌을 때와 사랑이 변해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결혼 5년차인 프리랜서 작가 마고(미셸 윌리엄스)는 치킨 요리책을 펴내고자 하는 다정다감한 남편 루와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루(세스 로건)는 아내를 위해 늘 주방에서 요리하고 변함없는 사랑으로 아내 마고만을 사랑한다.

그러던 어느날 마고는 우연히 대니엘(루크 커비)을 알게 되고 묘한 이끌림을 느낀다. 설상가상으로 대니엘이 바로 옆집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된 마고는 남편과 대니엘 사이에서 큰 갈등을 느낀다.

솔직하고 자유분방한 마고는 대니엘에게 느낀 강렬한 끌림을 끊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선택을 한다. 결국 남편 루에게는 씻을 수 없는 커다란 상처를 남기지만 시간이 지나고 불같이 뜨거웠던 영원할 것만 같던 대니엘과의 사랑도 어느새 모양이 변해간다.

사랑의 시작은 늘 두근거리는 설렘을 동반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이런 마음이 익숙함으로 변해가고 현재의 사랑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그토록 원하고 갖고 싶었던 사람이었음에도 처음의 그 마음을 잊은 채 마음속 한구석을 채워줄 새로운 무언가를 찾기도 한다.

‘우리도 사랑일까’는 인간의 이런 마음을 결혼 5년차인 마고를 통해 표현해 낸다. 편안하고 안정적이긴 하지만 익숙함에서 오는 나른한 권태감과 막연한 불안감을 섬세한 심리묘사로 그려낸다.

또 머리로는 남편과의 사랑을 지키고자 하지만 어느새 마음은 대니엘에게 향해있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마고의 모습과 결국 그 사랑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결핍을 가져온다는 허탈함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권태기를 겪고 있는 커플이 본다면 강렬한 메시지를 얻어갈 수 있는 영화다.

특히, 마고 역을 맡은 미셸 윌리엄스는 흔들리는 눈빛, 표정, 대사톤으로 복합적인 감정을 생동감 있게 표현해 냈다. ‘어린아이 같은 생동감과 어른스러운 체념을 오가는 캐릭터를 완벽히 표현해냈다’는 호평을 받으며, 이 작품으로 밴쿠버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청소년 관람 불가로 오는 27일 개봉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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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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