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느끼는 것이 피로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계속되는 야근, 실적달성에 대한 압박감 등으로 일상생활에서 만성피로를 느끼기 십상이다. 이런 만성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만성피로는 급성간염 등 간질환, 갑상선 또는 부갑상선기능 이상 등 각종 질병의 초기 증상일 수 있어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가벼운 피로감이라도 방치하면 나타날 수 있는 만성피로와 피로해소법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박창해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6개월 이상 반복되는 피로는 만성피로
피로는 일반적으로 일상적인 활동 이후의 비정상적인 탈진 상태, 지속적인 노력이나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 일상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기운이 없는 상태 등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 원인에 관계없이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에 따라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지속성 피로,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경우에는 만성피로라고 한다.
만성피로는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적인 문제가 피로 증상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며 만성피로를 앓는 사람의 40~45%가 정신질환, 20~45%가 기질적인 원인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수면장애나 간 기능의 이상, 당뇨병, 갑상선 또는 부갑상선기능 이상, 만성 신부전 등 같은 원인으로 인해서 생겨날 수 있다. 암, 심한 빈혈, 결핵, 간염, 위식도 역류, 비만 등에 의해서도 만성 피로가 나타날 수 있다.
◇섣부른 자가진단은 금물
피로증상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 호소하는 내용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기운이 없다’거나 ‘자꾸 눕고 싶다’, ‘움직이기가 싫다’, ‘매사에 의욕이 나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일을 전혀 하지 못 한다’ 등 다양하다. 대부분 환자가 피로는 심한 증상이라고 여기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가 돼야 의사를 찾는다. 1차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피로 유병률은 7~24%로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피로의 유병률이 더 높다.
박창해 교수는 “병원에 오기 전 거의 모든 환자가 엉뚱한 자가진단을 내리고 피로회복에 좋다는 당분섭취, 비타민, 보약 등 자가 치료를 시도해 본 뒤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안 다음에 의사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섣부른 자가 진단은 피로의 원인 질환과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금물이다”고 설명한다.
◇원인질환의 꾸준한 치료 중요
만성피로는 일차적으로 만성 피로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가 시행돼야 한다. 사고, 가족의 부양, 가족의 질병과 사망, 이혼, 실직 등과 같은 일상적인 생활 사건에 의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의한 경우 항우울제 투여나 정신적 안정 등의 치료방법이 동원된다. 흔히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는 운동을 포함한 일상적인 신체활동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으나 신체적인 활동을 지나치게 억제하면 피로가 더 심해질 수 있어 환자에 맞는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로를 최대한 줄이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이 중요하다. 커피나 초콜릿, 자극성 음식은 피하고 곡류, 야채, 지방, 비타민 등 에너지 균형이 고려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점진적으로 하면 어느 정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피로회복제’는 원인에 관계없이 피로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지만 의학적인 근거는 거의 없다.
박 교수는 “피로는 원인에 맞게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에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병적인 피로라면 대개 원인 질환의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병이 깊어지기 전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