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치아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지만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뒤 문제가 생기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임플란트 실패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임플란트가 잇몸뼈(치조골)에 제대로 달라붙지 못하는 것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임플란트에 주로 쓰이는 재질은 티타늄(Titanium)으로 인체 내에서 거부 반응이 적고, 잘 부식되지 않으며 강도가 높으면서도 가공성이 좋아 치아 임플란트뿐 아니라 척추고정 나사 등으로도 광범위하게 쓰인다. 티타늄은 금속 중에서 인체 적합성이 비교적 높지만 근본적으로 이물질이기 때문에 100% 뼈와 결합시키기가 쉽지 않다. 티타늄 재질의 임플란트나 나사를 잇몸뼈나 척추뼈 안에 단단하게 자리 잡게 하는 것이 의학계의 숙제다.
◇임플란트가 뼈에 붙는 비율은 50~65%
임플란트를 단단하게 고정시키기 위해 잇몸뼈에 구멍을 판 뒤 나사 모양의 홈을 가진 임플란트를 심고 고정될 때까지 몇 개월 간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임플란트와 잇몸뼈 사이의 결합을 골유착이라고 하는데, 이 비율이 높아질수록 치료 효과도 높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임플란트 표면을 거칠게 하거나 나노 기술로 표면 처리를 하는 방법도 개발되고 있다.
이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임플란트의 골유착 비율은 최상을 100%으로 할 때 아직 50~65% 선에 머물고 있다. 잇몸뼈가 튼튼하다면 이 정도의 골유착 비율만 달성돼도 치아 임플란트가 정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잇몸뼈 부실한 경우엔 골유착 비율이 더 중요
잇몸뼈의 구조나 두께는 아래 위 턱에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아래 턱은 뼈가 두껍고 튼튼한 편이지만 위 턱 광대뼈 아래에는 부비동이라는 빈 공간이 있어 뼈의 두께가 얇고 재질도 연하다. 이 때문에 치아 부위별 임플란트 성공률에 차이가 있다.
연세대 치대 보철학교실 한동후 교수팀이 2010년 대한치과보철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연세대 치과병원의 시술 부위별 임플란트 성공률은 아래턱 앞니가 가장 높고(99.3%), 그 다음이 아래턱 어금니(96.6%), 위턱 앞니(93.55%), 위턱 어금니(91.16%) 순이었다. 위턱 어금니 부위의 잇몸뼈의 두께가 얇고 뼈가 잘 소실되기 때문에 임플란트 성공률도 낮은 것이다. 이 부위의 잇몸뼈가 심하게 소실된 경우 뼈를 이식한 뒤에 임플란트를 심기도 한다.
잇몸뼈가 상대적으로 약한 부위에 임플란트를 시술할 때는 골유착 비율을 높이는 것이 치료 성공률 제고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
◇임플란트의 생물학적 노화, 자외선으로 해결
임플란트는 공장에서 생산된 직후 표면에 얇은 막이 생기는데 이를 산화막이라고 한다. 이 산화막은 임플란트가 잇몸뼈의 골세포와 결합하는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산화막이 갓 만들어진 상태에서는 잇몸뼈의 골세포를 구성하는 단백질과 잘 결합하기 때문에 골유착 비율이 높다.
하지만 임플란트가 생산된 뒤 오랫동안 유통-보관되는 과정에서 탄화수소와 같은 유기 불순물들이 표면에 결합하면서 산화막의 생물학적 활성이 떨어진다. 이를 임플란트의 ‘생물학적 노화’라고 한다. 임플란트가 노화되는 과정에서 표면이 다른 불순물과 결합하는 비율이 높아지면 잇몸뼈에 심어도 골세포와 결합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임플란트를 만든 직후에 시술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때문에 생산된 뒤 일정 시간이 지난 임플란트 표면의 산화막에 결합된 불순물을 제거해 잇몸뼈의 골세포와 임플란트의 결합 비율을 최대 100%까지 끌어올리려는 방법이 연구돼왔다.
그 중 하나가 미국 UCLA대학 오가와 교수팀이 개발한 자외선 처리법이다. 자외선 조사 장비를 이용, 시술 전 5분간 임플란트에 자외선을 쬐면 산화막에 결합된 불순물이 제거돼 골유착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외선 조사 장비가 개발돼 국내에도 곧 도입될 전망이다. 연세대 치대 이재훈 교수는 오가와 교수와 함께 임플란트 자외선 처리 효과를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임플란트 표면의 생물학적 노화를 막기 위해 자외선 처리 외에 플라즈마 기술을 이용한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며 “이런 기술이 치아 임플란트 뿐 아니라 척추고정 나사 등의 시술 성공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