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CIA 국장 불륜 러브레터는… “마치 테러범처럼”

전 CIA 국장 불륜 러브레터는… “마치 테러범처럼”

기사승인 2012-11-15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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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폴라 브로드웰은 불륜 관계를 감추기 위해 테러리스트들이 쓰는 방식으로 사랑의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AP뉴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사람은 혹여나 남들에게 들킬까 개인적인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을 극도로 자제했다. CIA 우두머리다운 보안 의식이었다. 대신 구글의 이메일 서비스인 지메일에 익명으로 하나의 계정을 만들어 함께 사용했다. 이 계정에 로그인해 상대방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쓴 뒤 임시보관함에 저장하면 상대방이 로그인해서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AP는 "테러리스트나 10대들이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연방수사국(FBI)도 이미 이런 수법을 잘 알고 있었다. 퍼트레이어스는 10월 마지막 주 FBI 수사관과 만난 자리에서 바로 불륜을 시인했지만, FBI는 이메일 계정을 통해 기밀이 유출된 것은 아닌지 수사했고 이런 방식으로 주고받은 메시지도 들여다봤다. 결국 퍼트레이어스와 브로드웰이 사용한 보안 기법은 평상시 이메일 내용이 추적당하는 것을 막아주었지만, 일단 수사를 받게 되자 오히려 둘 사이에 주고받은 모든 내용을 숨김없이 공개하는 자료 보관소를 만들어 준 셈이 됐다.

포린폴리시는 "허시메일이나 타이거텍스트처럼 보안 기능이 강한 이메일 서비스를 사용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허시메일은 마치 국내 은행의 인터넷뱅킹 서비스처럼 키보드 신호 자체를 암호화한다.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외에는 내용을 알 수 없다. 타이거텍스트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내용을 지워버린다. 가장 좋은 방법은 국토안보부 재닛 나폴리타노 장관이 쓰는 보안 기법이다. 그는 누구에게도 이메일을 보내지 않는다.

한편 AP뉴스는 퍼트레이어스와 존 앨런이 켈리의 쌍둥이 언니 나탈리 카왐의 양육권 분쟁을 도왔다고 보도했다. 카왐이 세 살배기 아들의 양육권을 박탈당할 상황이 되자 그녀를 옹호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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