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광약품 유상증자에 OCI홀딩스가 힘을 보태며 신사업 확대와 중장기 성장 전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부광약품은 30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OCI홀딩스가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신주인수권증서를 양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확보 예정 물량은 482만6832주, 거래금액은 약 148억원 규모다. 실제 취득 단가는 오는 7월1일 확정된다.
같은 날 김동연 전 회장과 정창수 부회장은 각각 249만163주(지분율 약 3.5%)와 213만5959주(약 3.0%)의 신주인수권증서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거래 목적은 ‘유동성 확보 및 자산운용의 유연성 제고’다.
이번 거래를 계기로 부광약품의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도 한층 탄력을 얻게 됐다. 부광약품은 지난 3월 약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설비 투자 자금 845억원과 운영 자금 155억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공장 인수 등 제조설비 신규 취득 350억원 △생산능력 확충 및 공장 리모델링 340억원 △자동화 설비 및 스마트 생산 시스템 도입 155억원 등이 포함된다.
안산공장 리모델링엔 49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5층 규모의 제조동 신축에 340억원, 최신 생산설비 도입에 110억원,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45억원을 배정해 생산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부광약품은 생산능력을 현재 대비 50% 이상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산 인프라 확장은 시장 수요 대응과 매출 증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부광약품은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부문에서 성과를 거두며, 올해 1분기 매출 4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43억원) 대비 3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다만 일부 제품의 생산력이 부족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에 설비를 확충해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사업 다각화에도 나선다. 신규 제조설비 인수를 통한 합성의약품 및 화학의약품 분야의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기존 위탁생산(CMO) 경험과 연구개발(R&D) 역량을 결합해 중장기 수익원 확보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이어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 작업을 병행한다. 부광약품은 국내외 병원 및 연구기관과 협력해 △파킨슨병 치료제 ‘BUK-001’에 약 22억원 △항암제 ‘BUK-003’에 20억원 △공동 개발 및 기술 도입에 47억원 등 총 89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제영 부광약품 대표는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할 당시 “2030년 국내 제약사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안정적인 생산 기반과 차별화된 연구개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신주 배정 기준일은 2일이다. 다음달 3일 발행가액을 확정한 후 우리사주조합·기존 주주·일반 청약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신주는 오는 7월28일 상장할 예정이다.
한편 업계는 OCI홀딩스의 이번 신주인수권증서 양수가 단순한 재무 참여를 넘어 부광약품에 대한 전략적 투자 의지를 드러낸 첫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향후 부광약품에 대한 OCI홀딩스의 추가 지분 매입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OCI홀딩스는 2023년 9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으며, 공정거래법에 따라 오는 9월22일까지 부광약품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야 한다. 공시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현재 부광약품 지분 11.32%를 보유하고 있다. 신주인수권증서를 매입해 청약 한도(120%)까지 참여할 경우 지분율은 최대 20.1%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