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리뷰] ‘7번방의 선물’ 예상가능한 ‘착한 영화’ 그러나 눈물이…

[쿠키 리뷰] ‘7번방의 선물’ 예상가능한 ‘착한 영화’ 그러나 눈물이…

기사승인 2013-01-15 16:30:01


[쿠키 영화]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누구나 살다보면 ‘세상의 때’가 묻게 된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은 이들의 마음 한구석에 숨어있는 순수한 동심을 건드는 착한 영화다.

‘각설탕’ ‘챔프’ 등 따뜻한 영화를 만들어온 이환경 감독이 이번에는 바보 아빠와 딸의 애틋한 사랑을 담은 ‘7번방의 선물’을 준비했다.

영화는 여섯 살 지능을 가진 바보 아빠 용구가 아동 살해사건에 휘말리며 억울하게 교도소에 갇히고, 함께 수감된 7번방 사람들과 벌이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그린다. 7번방에는 간통죄, 사기꾼 등 다양한 죄목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극중 류승룡의 대사처럼 “나쁜 사람들”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따뜻한 범죄자들이다.

영화는 노란 풍선이 하늘로 두둥실 날아가는 장면으로 시작, 착한영화임을 암시한다. 예상 가능한 스토리와 장면들이 등장해 ‘뻔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힘이 있다. 특히 배우들의 호연은 스토리의 ‘진정성’을 더하며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영화에 빠져들게 한다.

류승룡에게서 강아지와 같은 순수한 눈빛을 봤다는 이환경 감독의 선택은 탁월했다. ‘최종병기 활’ ‘광해, 왕인 된 남자’ ‘내 아내의 모든 것’을 통해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던 그는 그간의 이미지를 벗고 바보 아빠를 연기했다.

순수함을 간직한 눈빛연기가 가장 힘들었다는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아이와 같은 해맑은 모습으로 예승이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딸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는 아가페적인 아버지의 사랑으로 관객의 눈물샘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영화가 끝나고도 한동안 ‘허~엉’하는 그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맴돌며 여운을 간직하게 하는 이유다.

어린 예승이를 연기한 갈소원과 7번방 가족들인 오달수, 박원상, 김정태, 정만식, 김기천 등 배우들의 앙상블도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캐스팅 1순위로 생각했던 모든 배우들이 한번에 출연을 결정한 만큼 이들은 자신에게 꼭 맞는 캐릭터를 입고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추운겨울 관객들에게 따뜻한 ‘동화’ 같은 선물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영화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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