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로 치료 가능 비후성심근증, 모른 채 돌연사 많아

수술로 치료 가능 비후성심근증, 모른 채 돌연사 많아

기사승인 2013-02-21 14:03:00
[쿠키 건강] #. 음식점을 운영하며 배달 일을 하는 42세 김모씨는 젊은 시절 동년배보다 다소 숨이 찬 경향이 있었으나 그러려니 하고 별다른 검사 없이 지냈고 군 복무도 무사히 마쳤다. 그런데 15년 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호흡곤란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는데 병원에서 ‘비후성심근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진단에도 불구하고 평상시에는 증상이 없어 치료를 받지 않았다. 그러다 약 5년 전부터 다른 병원의 권유로 약물 치료만을 해 오다가 급기야 최근 횡단보도의 보행신호를 놓치지 않으려고 달려가던 중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비후성심근증은 선천적으로 심장 근육이 지나치게 두꺼워 심장의 기능을 방해하는 병이다. 심장에서 피가 뿜어져 나가는 출구가 두꺼운 근육으로 막혀 혈액이 제대로 뿜어져 나가지 못하게 돼 호흡곤란, 가슴통증, 어지러움, 실신 또는 심한 경우 김씨와 같이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현재 국내에는 비후성심근증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2011년 통계청의 국내 사망원인 발표에 따르면 각종 심장질환 돌연 사망자가 연간 2만3000여명에 달하고, 대한법의학회지의 광주전남지역 자료에 의하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부검 중 심장질환 관련 사망의 약 7%가 비후성심근증에 의한 사망으로 조사된 것을 추론해 볼 때, 국내에도 많은 수의 환자가 비후성심근증으로 돌연사 하는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비후성심근증에 의한 돌연사를 예방할 수 있는 수술적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진과 환자가 치료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김씨와 같이 15년 전에 진단을 받았어도 확실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에까지 이르는 현실에 있다.



비후성심근증 환자는 과도한 운동으로 심장의 부담을 증가시켜 급사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물 치료를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며, 때에 따라서는 돌연사 방지를 위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김상욱 순환기내과 교수는 “실제 국내 사례에서도 비후성심근증 환자를 흉부외과에 의뢰해 심근절제수술 후 환자를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해 보면 증상의 호전이 뚜렷하게 있고 알콜 주사요법과 약물치료보다 수술적 치료가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홍준화 흉부외과 교수는 “비후성심근증으로 진단되면 베타차단제나 항부정맥제 등 적절한 약제를 우선 복용해야 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두꺼워진 심장근육으로 인해 심장에서 피가 뿜어져 나가는 ‘혈액 유출로’가 폐쇄된 환자의 경우 수술을 통해 두꺼워진 심장 근육을 잘라내는 ‘심근절제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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