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모두 지나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안 지나갔어요. 평생을 죄짓고 사는 것 같습니다. 상황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할 이야기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힐링캠프’에 나온 것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였습니다.”
단순한 해명과 변명은 아니었다. 지난 5년여 간 여론의 뭇매를 받았던 그가 내보였던 것은 ‘참회록’에 가까웠다. 치열한 반성 그리고 성찰과도 같은 고백이었다.
데뷔 21년 만에 토크쇼에 출연한 배우 설경구는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서 7년 전 그의 이혼과 재혼 과정에서 불거진 불륜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각종 루머에 시달리며 오랜 시간 힘든 시간을 보냈고, ‘힐링캠프’ 출연 소식이 알려지자 시청자 게시판에 그의 출연을 반대하는 항의가 잇따랐던 것은 오랫동안 단 한 번도 밝히지 않았던 이혼과 재혼 때문이었다. 설경구는 전처와 지난 2006년 이혼하고 2009년 여배우 송윤아와 재혼하는 과정에서 불륜설에 휩싸였다.
그는 방송에서 “동거설, 송윤아가 전처와 싸웠다, 재혼 직전 이혼을 해 줬다 등 각종 루머가 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한 번도 해명을 하지 않았던 것은 거기에 대해 이러이러하다 말을 할 수가 없어서였다. 말을 안 하니까 사실이 돼 버린 거다. 송윤아에게도 미안하지만 참으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각종 의혹에 대해 “지나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안 지나갔다. 평생 주홍글씨를 갖고 살아야 하나 싶다”며 “전처와 지금의 아내인 송윤아 씨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 같아 평생을 죄짓고 사는 것 같은 기분이다. 상황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할 이야기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힐링캠프’에 나온 것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였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특히 아내인 송윤아에 대한 미안함과 애틋한 마음은 각별했다. 송윤아가 보낸 편지가 현장에서 낭독되자 그는 “전처와의 딸이 있어서, 송윤아가 해명을 하려고 해도 무조건 참으라고 했다. 하루하루 이겨내려고 하는데, 아닌 척 속이려고 하는데 너무 안쓰럽고 불쌍하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그는 “댓글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 정말 무섭다. 이래서 죽는구나 싶을 정도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이 많은데, 나는 애써 안 보려 하지만 송윤아 씨는 보는 것 같다”며 “결혼 후 나 때문에 이미지가 너무 안 좋아졌다. 놔 주자니 늦었고 되돌리자니 되돌릴 순 없는 상황이라 늘 마음이 무겁다”고 한숨처럼 말을 이어갔다.
7년 전의 이혼에 대해서는 “내가 잘못한 건 확실하다”면서도 “제게 이혼의 원인은 있지만 송윤아 때문에 이혼한 것은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그는 “같은 소속사였고, 내가 혼자 회사 사무실 옆에서 살았기 때문에 동거설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설경구는 “프로포즈도 못했고 오히려 결혼 전날까지 ‘나와의 결혼을 다시 생각해 보라’는 말까지 했다”며 “더 심한 말까지 했었다. 나는 전처와의 딸에게 너무 큰 상처를 줬기 때문에 ‘또 애를 낳아 키울 자신이 없다’고 했다. 위로해야 할 내가 도리어 상처를 줬다”라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설경구는 몇 년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이혼과 결혼에 대한 루머들을 모두 쏟아냈다. 그러나 솔직한 그의 이야기가 비난의 여론을 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 또한 “상황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할 이야기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방송에 출연한 이유를 설명하며 처음으로 마음을 털어 놓는 것에 의의를 둔다고 고백했다.
한편, 이날 ‘힐링캠프’ 설경구 편은 8.0%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보다 1.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동시간대 방송된 KBS 2TV ‘안녕하세요’는 11.3%로 1위를, MBC 다큐 스페셜 ‘동물원이 살아있다’는 4.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