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법원이 란제리만 입고 술시중을 드는 유흥업소의 영업행태에 대해 성풍속을 문란케 하는 풍기문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모씨는 2011년 1월 서울 강남의 무궁화 4개짜리 호텔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29개의 룸을 갖춘 이 업소의 특징은 여자 종업원들이 상의를 모두 벗고, 팬티와 슬립과 같은 란제리만 걸치고 손님들과 술을 마시게 하는 점이었다. 업소는 ‘란제리 클럽’으로 불렸다.

이씨는 개업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경찰의 단속에 적발됐다. 식품위생법 위반죄로 이씨는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됐고, 정식재판을 청구했지만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어 관할 자치구청인 강남구청에서 2개월간 영업정지를 대신하는 과징금 6000만원을 내라는 별도의 처분을 받게 되자 이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유흥주점은 유흥종사자를 둘 수 있고, 란제리만 입고 술시중을 들게 했더라도 이를 풍기문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조병구 판사는 이씨가 서울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조 판사는 “유흥주점에서 접객원이 손님과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술을 마시면서 흥을 돋우는 행위는 허용된다”면서도 “하지만 더 나아가 손님들 앞에서 옷을 벗는다든가, 란제리만 입은 채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것은 일반 보통인의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음란성을 띠는 이런 형태의 영업은 위생관리와 질서유지를 침해하는 풍기문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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