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홍대광 “발라드만? 모던록을 원래 더 잘했어요”

[쿠키 人터뷰] 홍대광 “발라드만? 모던록을 원래 더 잘했어요”

기사승인 2013-04-29 13:33:00


[인터뷰] 홍대광이 ‘슈퍼스타K 4’(이하 ‘슈스케4’) 4강에서 떨어질 때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다. 편안하면서도 맑은 목소리는 보는 내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또 울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옆집 형, 오빠, 동생 같은 느낌은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홍대광의 이미지를 극대화 시켰다.

그런 홍대광이 확 달라졌다. ‘슈스케4’ 출연 후 개인적인 인생도 차선을 바꿨지만, 방송 내내 봐왔던 홍대광의 이미지도 어느새 편안함에 세련미가지 갖추게 됐다. 지난달 발표한 첫 앨범 ‘멀어진다’로 진짜 프로의 세계에 뛰어든 홍대광으로 변신한 것이다. ‘슈스케4’ 출신 중에서는 가장 빠르다.

“‘슈스케4’ 예선을 지난해 5월에 치렀으니까 1년 조금 안돼서 데뷔한 셈이네요. 제 이름으로 앨범을 내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실제로 나오니 기뻐요. 사실 가수를 준비하면서 제 목표는 무조건 앨범을 빨리 내자는 것이었어요. 얼마 안되는 제 인지도도 활용하고 싶었죠. 인기가 빨리 사라질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웃음). 거리에서 5년을 연주했는데도 팬층은 두껍지 않아요. 게다가 제가 10kg 정도 살이 빠지면서 거리에 다녀도 못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지금이야 사진이 공개되면서 조금은 알아봐 주시고요. 미니앨범 발매한 것도 기분이 좋지만, 씨스타 소유 씨와 입을 맞춘 것도 기분이 좋더라고요.(웃음)”

앨범엔 앨범명과 동명의 타이틀곡을 포함해 총 8곡이 담겼다. 홍대광은 이 중 6곡의 작사 혹은 작곡에 참여했다. 본인이 직접 곡 작업을 하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최초 앨범을 발표할 때, 유명 작곡가와 같이 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을 법 했다.

“그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 분위기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잘못하면 혹 이게 마지막 앨범이 될 수도 있고, 앞으로 계속 음악을 할 수 없을 수도 있는데, 기왕 하는 것이니 제가 만든 곡으로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 음악으로 승부를 보고 평가 받자는 생각을 했죠. 돈에 대한 욕심은 크지 않은 편이고요. 성공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면, 유명 작곡가의 음악을 보증수표처럼 받아서 했겠죠.”

‘다시 음악을 할 수 없을 수도 있는데’라는 말은 겸손함에 불과했다. 홍대광은 선공개곡 ‘굿바이’를 시작으로 모든 곡들을 히트시켰다. ‘슈스케4’ 출신때문이 아니다. 그냥 홍대광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굿바이’를 선공개하면서 차트 100위권 진입만 하면 성공했다고 생각했는데, 잠깐이지만 음악사이트 올킬까지 했죠. 하루 종일 멍했어요. 받아들여지지도 않았고, 이게 가능한 일인가 생각했죠. 저는 제 노래를 들으면서 한번도 좋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거든요. 녹음도 여러 번 박복하면서 자주 했어요. 아마 요즘 잘 꾸며지고 화려한 곡이 주목을 받는 중에도 버스커버스커처럼 담백하고 진솔한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이 제 음악도 같이 들어주셔서 그런 것 같아요.”

홍대광은 자신의 앨범을 발매하기 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 ‘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 무대에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섰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홍대광은 무대에서 ‘서른 즈음에’와 ‘이등병의 편지’를 가슴 절절하게 불렀다. 둘 다 홍대광의 나이와 이력에 잘 어울렸다.

“박학기 선배님이 먼저 전화해 주셔서 ‘정말 좋다’고 대답했어요. 대학생 때 동아리 생활을 하면서 음악을 정말 제대로 접하기 시작했는데 그 때 소름끼치게 감동 받았던 공연이 복학한 선배가 김광석 노래를 불렀을 때였어요. 그때부터 음악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했어요. 음악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이 김광석 선배님의 노래였다.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묘한 느낌, 운명 같은 느낌이 들어서 추모 콘서트를 기쁜 마음으로 하게 됐어요. 지금도 음악적 방향이 그 쪽과 연관이 있어요.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불렀어요.

홍대광의 노래를 듣다보면 슬픈 감정을 제대로 전달한다. 간혹 이승환의 ‘천일동안’의 느낌도 묻어나온다. 홍대광의 이에 간단히 ‘삶’이라고 답했다.

“삶이 그래왔던 것 같아요. 밝은 곡을 쓰려고 해도 결국 끝은 슬픈 노래가 완성되더라고요.
‘웃으며 안녕’은 슬프지만 약간은 밝은 느낌이 묻어나는 슬픈 이야기죠. 하지만 제 성향을 꼭 그렇게만 봐주시지 않았으면 해요. 거리 공연할 때는 발라드를 많이 하지 않았어요. 사실 마지막 ‘고백’곡이 제가 하고 싶은 장르의 곡이에요. 모던록스러운 곡을 많이 했어요. 그런 곡에 대중들이 익숙하지는 않으니까. 그래도 러프하고 푸쉬하는 느낌의 곡을 좋아하는데 대중성의 취향을 맞추다 보니까 편안한 발라드를 이번엔 담았어요. 다음 앨범부터는 섞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스스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앨범’(?)을 히트시켜 놓은 홍대광은 이번 앨범으로 어디까지 가고 싶을까. 또 다음 앨범부터는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을까. 콘서트가 꿈인 홍대광이기에 앨범 하나하나는 결국 무대를 향해 있었다.

“이번 앨범으로는 욕심은 없어요. 열심히 해주셨던 분들이 실망하지 않을 정도로만 반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도 ‘슈스케’와 연장선이지 않느냐는 시선도 있었고 제가 하고 싶은 음악도 다른 쪽에 가깝다고 의견도 냈었죠. 하지만 일단은 시작이니까 지금은 대중들의 취향에 맞추는 쪽으로 방향을 양보했어요. 자연을 노래하는 듯한 느낌의 곧고 좋아하고 버스커와 비슷할 수도 있겠지만, 모던록스러운 음악도 좋아하고요. 제가 생각하는 노래를 잘하는 가수는 감정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느냐, 감정은 항상 고음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고 저음에서 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고음보다 저음에서 섬세한 감성을 표현하는 게 더 어려운 부분이라고 봐요. 이 다음 앨범은 좀더 다양하게 나올 것 같아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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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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