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다단계 사기 주수도 회장까지 속인 사기범, 4년전 도망쳤다 잡혀 중형

사상 최대 다단계 사기 주수도 회장까지 속인 사기범, 4년전 도망쳤다 잡혀 중형

기사승인 2013-06-03 16: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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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2003년 당시 23살이던 조모(33)씨는 이른바 ‘저전력발열체’를 개발했다며 다단계 업체 제이유그룹의 주수도(57) 회장을 찾아갔다. 조씨는 주 회장에게 ‘발열장치를 본인의 명의로 특허출원했고, 이를 이용해 의료기기와 발열의류를 만들 수 있다’며 투자를 권유했다. 조씨의 말은 거짓이었다. 이미 유사한 장치가 다른 사람에 의해 특허로 등록돼 있었다. ‘단군 이래 최대의 사기범’이라 불리던 조 회장은 조씨의 말에 속아 넘어가 연구 개발비 명목으로 5억5000만원을 건넸다.

조씨의 사기행각은 그치지 않았다. 조씨의 가족들이 함께 운영하던 S업체를 통해 투자자들을 모은 뒤 또 다시 ‘가짜 기술’로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저전력발열체 기술 개발이 거의 완료됐으며 여기에 투자하면 원금의 400% 이상을 수당으로 줄 수 있고, 지금 투자하면 미국의 빌게이츠가 했던 것처럼 최초 가입자 2만명을 백만장자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78명의 피해자들은 모두 21억여원을 조씨에게 투자했다. 피해자들은 조씨를 대단한 기술을 가진 천재라고 생각했고, 20대의 조씨를 ‘조 박사’라고 불렀다. 대학에 다니지 않았으면서도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다고 속이고 대학교 강연에 나설 정도로 조씨의 언변은 화려했다.

조씨는 2006년 사기 행각이 들통 나면서 재판에 넘겨졌지만 2007년 선고를 앞두고 돌연 잠적했다. 2011년 경찰에 잡히기 전까지 4년 동안 도망 다녔다. 그 동안 공익근무요원 소집 통보를 받고도 입영을 하지 않아 병역법 위반 혐의도 더해졌다. 다시 법정에 선 조씨는 눈물로 호소했다.

조씨는 “7년 전 재판 당시 주 회장에 대한 기사를 접하며 재판이 공정치 않다고 생각해 도망을 다녔다”며 “그동안 이름도 잃어버리고, 아내를 만났지만 혼인신고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꿈 많은 과학도이자 개발자였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재판 과정에서 자신이 개발했다는 ‘저전력발열체’를 어려운 과학용어를 써가며 설명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조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판사 김용관)는 “제이유그룹과 다단계사업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금액이 30억여원에 이르는 거액이고 피해자들과 전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조씨가 책임을 회피하고자 재판 도중 도주했고 입영의무도 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더욱 중하다”고 덧붙였다.

조씨와 함께 도주한 조씨의 아버지는 아직까지 잡히지 않아 장기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조씨의 아버지는 S업체의 재무이사를 맡고 있었으며 아들 조씨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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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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