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위해 한국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 데무세 템템 하사

평화를 위해 한국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 데무세 템템 하사

기사승인 2013-06-10 17:26:01


(사진설명-한국을 59년 만에 다시 찾은 에디오피아 참전용사 데무세 템템씨가 10일 오전 대구 서현교회에서 6·25전쟁 당시 한국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쿠키 사회] “지옥이 천국으로 바뀌었다.”


제2작전사령부 에디오피아 참전용사 장학금 지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0일 대구를 찾은 에디오피아 6·25전쟁 참전용사 데무세 템템(Demissie Temteme Tegenu·74·하사 전역)씨는 59년 만에 한국 땅을 다시 밟은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에디오피아 최정예인 황실근위대 소속이었던 데무세씨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뒤인 1954년 16세로 에디오피아 강뉴(Kanye)대대 4진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화천지역에서 평화 유지와 치안을 담당했다. 또 고아와 전쟁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돌봤다. 그는 “당시 북한군과 중공군이 다시 쳐들어온다는 소문이 돌아 3개월 넘게 참호에서 숨죽여 생활했다”고 말했다.

데무세씨는 당시 한국에 대해 “소망과 꿈이 없는 땅이었다”며 “전쟁 때문에 집은 다 무너지고 거리에 부모 잃은 고아들이 넘쳐나는 등 너무나 피폐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 대해서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으로 발전해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돌아간 후 힘든 생활을 해야 했다. 1974년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정부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다.

데무세씨는 “방 한 칸짜리 집에서 사는데 최근 지병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상태”라며 “최근 한국인 지인이 단칸방을 고쳐줘 그나마 생활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당시 평화를 위해 한국에 온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며 “다시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날 일은 없지만 또 전쟁이 난다면 내가 오지 못할 경우 아들이라도 보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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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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