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당시 아무것도 없던 한국땅인데 놀라워요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 초청한 대구 제2작전 사령부

전쟁 당시 아무것도 없던 한국땅인데 놀라워요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 초청한 대구 제2작전 사령부

기사승인 2013-06-10 17:32:01


(사진설명-대구에 있는 제2작전사령부를 방문한 에디오피아 참전용사 4명이 10일 의전차량을 타고 국군 장병들의 열병식을 지켜보고 있다.)


[쿠키 사회] 10일 오후 3시30분 대구에 있는 제2 작전사령부 소연병장에 에디오피아 군복을 입은 검은 피부의 노인 4명 등장했다. 국군 장병들은 박수를 치며 이들의 목에 화환을 걸어줬다. 군악대와 의장대 50여명은 이들을 향해 ‘충성!’ 구호와 함께 경례를 했고 이들도 경례로 화답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은 힘들었지만 경례하는 손끝은 흔들림이 없었다.

에디오피아 참전용사 4명과 그의 가족 등 9명이 제2 작전사령부를 찾아온 것은 사연이 있다. 한국기독교 군선교연합회 대구·경북지회가 6·25전쟁 상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들을 초청했고, 제2 작전사령부가 마련한 장학금 지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 사령부에 들렀다.

참전용사 4명은 의전차량 2대에 두 명씩 나눠 타고 연병장을 돌며 우리 장병들이 열병해 있는 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열병식이 끝난 뒤 이들은 본부건물 2층으로 가 제2 작전사령부로부터 장학증서를 받았다.

◇정전 60주년에 한국을 찾다=게르 마우 알타에 나두우(Geremew Altaye Nadew·84·하사 전역), 짜가 체르나트 다그네(Tsige Chernet Dagne·80·중사 전역), 데무세 템템(Demissie Temteme Tegenu·74·하사 전역), 아부디 와미 투파(Abdi Wami Tufa·76·중사 전역)씨 등 에디오피아 참전용사 4명은 모두 왕실근위대 소속으로 6·25전쟁 당시 강뉴(Kanye)대대 1진과 4진에 속해 있었다. 1진은 1951년, 4진은 1954년 한국에 왔었다. 이후 이들은 전쟁 포화가 멈춘 지 60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참전용사들은 달라진 한국을 보고 놀라워했다. “6·25전쟁 당시 아무것도 없던 땅을 보면서 이처럼 발전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날 오전 지역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앞으로 유엔군 묘지, 춘천 에디오피아 참전비, 판문점 등을 둘러 본 뒤 오는 21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 7일 한국에 들어왔다. 대구에 오기 전 전쟁기념관, 대전 현충원 등을 방문했고 9일 오후 대구를 찾아 대구 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한국군, 참전용사들의 은혜에 보답하다=제2 작전사령부는 부대를 방문한 에디오피아 참전용사들을 위해 매달 4만원씩을 자녀와 손자·손녀들의 장학금으로 지원키로 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4인 가족이 한 달간 생활하는 데 1만6000원정도가 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2 작전사령부는 이전부터 꾸준히 참전용사들을 위한 ‘무열사랑 나눔 운동’을 벌여왔다. 이 운동은 제2 작전사령부 간부 440명이 십시일반으로 매달 320만원 정도를 모아 대구지역 참전용사들과 불우아동을 돕는 것이다. 에디오피아 참전용사를 위한 지원 역시 무열사랑 나눔 운동으로 모은 성금으로 충당된다.

또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를 기리는 120쪽 책자를 만들어 이들 용사들에게 전달했다. 책자에는 ‘당신은 한국전쟁의 영웅입니다!’라는 문장이 한글과 영어로 쓰여 있으며 책 속에는 6·25전쟁 당시 상황과 모습이 글과 사진으로 담겨 있다. 이날 부대를 방문한 참전용사들의 사진과 활약상도 담겨 있다.

김요환 2작전사령관은 “60여년 전 생면부지의 타국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영웅들의 희생과 용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구=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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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최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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