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도 없이 시작한 개성공단 실무회담, 성과 없이 끝나

악수도 없이 시작한 개성공단 실무회담, 성과 없이 끝나

기사승인 2013-07-15 17:34:01
[쿠키 정치] 정부는 15일 열린 제3차 개성공단 당국실무회담에서 “개성공단을 왕래하는 우리 측 인원의 신변안전과 기업들의 투자자산 보호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들을 완비해야 한다”고 북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북측은 ‘선(先) 재가동’ 입장을 고수해 양측은 합의서 없이 회담을 마쳤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오전 전체회의에서 “개성공단이 발전적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고 통일부 당국자가 전했다. 김 단장은 “개성공단에 입주하는 우리 측 기업과 외국 기업들에 대해 국제적 수준의 기업 활동을 보장함으로써 국제적 공단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1~2차 회담에선 개성공단 재발방지에 대한 북측의 확약과 가시적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따라서 정부는 3차 회담에서 재발방지 대책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신변안전, 자산보호를 위한 법·제도장치, 국제화를 북측에 제안한 셈이다.

그러나 북한은 재발방지책 등과 관련한 구체적 방안 제시 없이 기존의 조속한 개성공단 재가동 입장만 주장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은 이번 회담이 개성공업지구를 빠른 시간 내에 복구 가동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공단 재가동에 대한 우리 측의 의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등 기존의 자신들의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오후 회의에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오후 5시10분 회담을 마쳤다.

앞서 양측 수석대표는 회담에 들어가면서 서로 악수도 하지 않고, 모두발언에서도 말을 끊는 등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남북 대표단은 회담장에 들어가 자리에 앉은 후 30초가량 서로 얼굴만 응시한 채 침묵을 이어갔다. 이에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먼저 말을 꺼냈다. 김 단장이 “저희 쪽도 비가 많이 왔고 이쪽도 많이 왔다”고 답하자 박 부총국장은 “내리는 비도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 공업지구 회담 결과가 큰 기여를 한다면 비가 미래의 축복이 될 수 있고 아니면 ‘한철 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박 부총국장이 곧바로 “자리를 정리하고…”라고 이어가려하자 김 단장은 말을 자르고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여러모로 쉽지는 않지만 개성공단이 발전적으로 정상화될 수 있다 이런 믿음을 갖고 남북의 대표들이 분발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렇게 기대를 해 봅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북측은 회담 시작을 불과 1시간 앞둔 오전 9시쯤 회담 대표단 중 허영호 평양법률사무소장을 빼고 황충성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참사를 포함시켰다고 우리 측에 통보했다. 황 참사는 지난달 9일 개최된 판문점 실무접촉에 북측 대표로 나왔던 인물로 2009년 제1~3차 개성공단 남북당국실무회담에 북측 대표로 참석했고 2010년에는 남북적십자 회담에서 보장성원(안전관리요원)으로 활동했다.

개성=공동취재단,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모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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