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각종 의혹에 낙마한 이동흡(62) 전 헌법재판관이 서울지방변호사회로부터 변호사 등록신청을 거부당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나승철)는 지난 9일 이 전 재판관의 변호사 등록신청 서류를 반려했다고 11일 밝혔다. 변호사 단체가 퇴직한 고위 공직자의 등록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서울변호사회는 “이 전 재판관의 등록신청 당시 특정업무경비 유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였고 현재까지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입회에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난받을 행동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헌재소장직을 포기했음에도 변호사직은 포기할 수 없다는 태도는 변호사직의 고귀한 가치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이 전 재판관뿐 아니라 앞으로도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자의 등록신청은 적극적으로 거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재판관은 지난 7월 24일 서울변호사회에 등록신청을 접수했다. 서울변호사회는 등록심사위원회를 열어 등록신청 철회를 권고키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 전 재판관은 권고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변호사회의 결정을 대한변호사협회가 받아들일 경우 이 전 재판관은 변호사로 활동할 수 없다.

이 전 재판관은 지난 1월 헌재소장에 지명됐지만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특정업무경비를 사적으로 유용하는 등의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퇴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