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통 ’불륜시약’ 대부분 가짜…소변·우유에도 반응

시중 유통 ’불륜시약’ 대부분 가짜…소변·우유에도 반응

기사승인 2013-09-16 12:33:01
[쿠키 사회] 서울 동작경찰서는 산염기 지시약인 페놀레드 용액을 남성 정액에만 반응하는 ‘불륜시약’이라고 속여 판 혐의(사기 등)로 이모(6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씨는 2010년 6월부터 지난 4월까지 자신이 제조한 페놀레드 용액을 인터넷에 불륜시약이라고 광고해 세트당 4만9000원∼12만9000원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928명에게 7000만원 어치를 판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불륜시약은 정액에만 반응하므로 배우자 속옷에 뿌려 붉게 변하면 성관계를 한 것이 확실해 외도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광고했다.

평소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던 전모(42)씨는 지난 4월 인터넷에서 불륜시약을 8만5000원에 사서 아내의 속옷에 뿌렸는데 검붉은색으로 변했다. 이에 전씨는 판매자인 이씨에게 반응 결과를 문의했고 이씨는 “바람피운 게 확실하니 흥신소에 의뢰해 물증을 잡아라”고 답했다. 전씨는 아내에게 외도 사실을 추궁했지만 아내는 완강하게 부인했다.

결국 전씨는 민간 유전자연구소에 의뢰해 아내 속옷에 정액이 묻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불륜시약이 엉터리였음을 알게 된 전씨는 이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불륜시약은 정액뿐 아니라 물이나 소변, 두부, 우유, 계란 등에도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과학적으로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은 구매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천지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